
한국문화를 향한 그의 지극한 사랑이 차곡차곡 결실을 맺은 셈. 마치 옛사람의 일기장을 보는듯한, 김 소장의 문화편지를 '김영조의 한국문화편지-하루하루가 잔치로세' 코너로 2012년 수원일보 지면을 통해 만나보자. 우리 선조들의 365일을 따라가며 뜻밖의 지혜와 감동으로 우리문화의 향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1월1일>
박 소리로 새해를 엽니다
힘차고 슬기롭게 시작할 새날을 열어주다, 국악기 박
천명이 처음부터 돌보시어
훤하게 드러난 덕음 영세토록 전하였도다
상하 좌우에 신께서 충만하게 유동하사
공덕(功德)과 위용(威容)이 밝게 빛나도다
변두가 아름답고 예식이 정연하니
억만 년토록 많은 복 내리시리라
이는 종묘제향(宗廟祭享)때 쓰이는 악장으로 <세종실록> 7년(1681년)에 만든 천명지곡에 붙인 시입니다. 대제학 이민서가 지었고 이때 곡을 연주하는 데 쓰이는 국악기는 아쟁, 장고, 피리, 해금 따위의 20여 가지입니다만 연주를 시작 할 때 쓰이는 중요한 악기가 있으니 그것이 곧 박(拍)이지요. 박은 많은 국악기 가운데서도 연주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악기의 종류는 ‘대금’과 같은 관악기인 공명악기, 가야금처럼 줄을 울려 소리를 내는 현명악기, 꽹과리 같은 쇠, 돌, 나무, 흙으로 만든 타악기인 체명악기, 북처럼 가죽을 사용한 피명악기 따위로 나뉩니다.
‘박’은 체명악기에 속합니다. 여섯 조각의 단단한 판자 쪽에 구멍을 두 개씩 뚫어 한데 묶어서 양손으로 잡아 벌렸다가 급속히 모음으로써 맑은 충격음을 냅니다. 신라 시대부터 고려, 조선 시대에 고루 쓰였으며, 문묘제례악과 같은 아악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박이 한 번 울리면 시작이요, 세 번 울리면 끝을 뜻합니다. 궁중무용에서는 춤의 대형이 바뀔 때 또는 춤사위의 변화를 지시할 때 한 번씩 칩니다. 박을 치는 사람을 집박(執拍)이라고 하며, 서양음악의 지휘자와 같지요. 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박은 힘찬 새해를 열기에 제격입니다.
탁! 타그르르르……. 박 소리를 들으며 힘차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해봄은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