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환경복지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열린세상] 김정섭(환경예술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뒤로하고 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제각기 가슴에 품은 소망을 하고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며 소원을 빌어본다. 누구나가 가진 행복의 조건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올해는 취업을 소망하거나 부자가 되게 해달라거나 결혼을 목표로 하는 소소한 소원들은 우리네 서민들의 삶에서 깨소금과 같이 없어서는 안 될 희망의 불씨인 것이다.

21세기 이후 환경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면서 한 개인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누구나가 공동의 책임과 부담을 안게 되는 사안이 됐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발표한 브룬트란트 보고서에서 최초로 제시된 이후, 1992년 리우회담에서 등장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지속가능개발’의 개념은 환경과 인간,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은 제한돼 있다. 하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개발하고 소모하는 사이에 자원의 고갈과 낭비, 그로 인해 기후변화와 공해문제, 자원부족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활동을 자연의 수용 능력 안에서 현 세대의 개발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미래의 개발능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속가능개발’의 골자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개발이란 자연자원에 대한 공급보다는 자원에 대한 수요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지속가능한 개발이야말로 거시적인 면에서 전 인류적 복지 측면의 개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의 양상을 보면, 피해대상은 무차별적이면서도 그 피해의 양상 및 회복의 정도는 지역적, 계층적, 집단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똑같은 강도의 지진이 일어난 경우, 선진국에서의 복구능력과 피해지역의 회복기간은 후진국에서의 그것과는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자연재해에서 회복되기까지 쉽지 않다는 점은 누구나가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동안 경제적으로 부를 이룰 수 있었던 선진국이야말로 환경문제의 일차적 주범이었음을 누구든 부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개개인 또한 마찬가지다. 환경적으로 취약한 노약자나 장애인, 도시보다는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해 노출이 심하면서도 더 심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복지적 측면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이룬 국가다. 몇몇 복지 정책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훌륭한 정책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수많은 복지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환경복지에 관한 한 불모지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아직은 의료나 교육, 직업 등의 복지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환경복지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왔다. 환경이야말로 그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분배되고 관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30일 환경관련 재화와 서비스의 이용에 형평성을 골자로 하는 환경정책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는 환경에서도 복지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특정인이나 지역, 세대 간 차별이 없는,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환경자원의 복지시스템은 반드시 이번 세대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도 고려되고 확고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큰 희망을 걸어보게 된다.

2012년은 대한민국 환경복지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