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단정하고 정결함을 귀히 여긴다 함은 얼굴을 화장하여 남편을 기쁘게 함을 이름이 아니다. 화장하고 예쁘게 옷을 입은 사람은 요사스러운 여자요. 머리를 어지럽게 하고 얼굴에 때가 있는 사람은 게으른 여자다.”
이덕무의 책 ≪사소절(士小節)≫에 나오는 글로 조선 시대 정숙한 여인들은 화장한 얼굴이 아닌 민얼굴이어야 했고, 화장하는 것은 기생이나 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바람 불고 이슬 내리면 정신이 돋보이지 風前露下見精神
살짝 희고 살짝 붉고 송이송이 쪽 고르고 淺白輕紅朶朶均
어쩌면 화청궁의 큰 잔치가 끝나도록 恰似華淸高宴罷
분단장을 하지 않은 괵부인과 비슷하이 娥眉淡掃虢夫人
- 《상촌선생집(象村先生集)》 19권
여기서 괵부인이란 양귀비(楊貴妃)의 언니 괵국부인(虢國夫人)으로, 그는 얼굴 피부가 아주 고와 언제나 분단장을 하지 않고 맨 낯으로 현종(玄宗)을 대했는데 두보(杜甫) 시에, “연지곤지가 오히려 얼굴을 더럽힐까봐, 아미를 싹 씻고서 지존을 대했다네”란 구절이 보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중 《연산군일기》 11년(1505) 1월 11일자를 보면 연산군이 그날 뽑힌 장악원 소속 예기에 대해 지시를 내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오늘 뽑힌 예기들은 다 기개가 없어서 취할 만하지 못하다. 자색은 분칠로 바뀐 것이니, 어찌 분칠한 것을 참 자색이라 할 수 있으랴.
옛사람의 시에, ‘분*연지로 낯빛을 더럽힐까봐 화장을 지우고서 임금을 뵈네’라고 했으니, 앞으로는 간택 때에 분칠하지 말게 하여 그 진위를 가리라”고 합니다.
예쁘게 보이고자 분단장이 극에 다른 오늘날의 정서와는 사뭇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