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이 주는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다. 숲은 그 안에 많은 생명을 품고 있다. 작은 곤충들부터, 동물, 식물들까지 수많은 생명을 먹여 살리며 품에 안아 키우고 있다.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많은 종류의 곤충들이나 동물들이 바로 이 숲에 살고 있기에 숲은 생물종 다양성의 근거지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또한 숲에 의지해 살고 있다. 옛날에는 배가 고프면 강이나 숲으로 가서 먹거리와 땔감을 구해 연명을 했다. 하지만 지금도 인간들은 인간의 몸에 이로운 버섯이나 산열매를 찾아 깊은 숲으로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한다.
피로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기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은 기운을 되찾아주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면역력을 길러준다. 숲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천연 치료제이며 병원이다. 수목이 스스로 만들어 뿜어내는 피톤치드(Phytoncide)는 심신을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화학물질이다. 피톤치드의 향기를 맡으며 아름다운 나무와 새소리, 조용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인간이 꿈꾸어오던 이상향을 보게 된다.
숲은 지구라는 집의 공기를 맑게 해주는 커다란 공기정화기이며 비바람을 막아주는 지붕이다. 인간과 인공이 내뿜는 탄소를 뿌리와 줄기에 저장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순환시킨다. 인간이 아무리 탄소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한들 숲이 일하는 만큼의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숲은 인간과 지구의 숨통이다. 강력한 태풍과 해일이 몰아치더라도 조림이 잘된 지역에서는 그 피해가 미약하다. 만약 맹그로브 숲이 없다면 열대우림의 기후에 인간이 살아남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숲은 커다란 물그릇이다. 나무뿌리와 이파리는 자연 속에 존재하는 수분을 머금고 땅속 깊숙이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땅 위로 내보내어 준다. 숲이 머금고 있는 수분은 더워진 지구의 열을 식혀준다. 또한 촘촘하게 얽힌 나무뿌리들은 토양의 유실을 막아주어 산사태를 막아준다. 아무리 커다란 댐이라도 거대한 숲의 유기적 활동을 따라 하기는 어렵다. 나무가 잘 자란 숲은 거대한 녹색의 댐이며 저수지이다.
고대에는 치산치수(治山治水)가 국가통치의 최우선 덕목이었다. 하지만, 몇 천 년이 흐른 지금도 그 의미는 흐려지지 않았다. 인간의 생존영역을 확보하고 부를 축적하기 위해, 많은 숲과 그와 함께하고 있는 동·식물, 그리고 인간의 생존수단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발전과 성장을 위해 숲을 파헤쳐가며 녹색성장을 부르짖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잘 가꾸어진 푸른 숲은 지구의 미래이며 희망이다. 미래에 대한 책임감은 성장보다도 중요한 덕목이며, 오늘날에 걸맞은 치산치수에 그 의미를 부여해 준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그 어느 누구든지 치산치수(治山治水)의 덕목에서 치산(治山)이 치수(治水)보다 앞선 의미에 대해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