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의 힘을 기르자

[열린세상] 김정섭(환경예술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설 연휴가 지나갔다. 복잡하고 힘든 귀성길. 하지만 이번 설 연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져만 가는 휘발유 가격 때문에 주유소를 이용하는 귀성객들의 마음은 더욱 착잡할 뿐이었다.

새해에 들어서면서 유가 상승의 행진이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작년부터 계속돼온 유럽발 경제 쇼크와 주요 산유국들의 정정 불안 거기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대이란 제재가 이에 한몫 거들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외국 에너지 자원의 의존율이 높은 비산유국들은 이러한 국제적인 사태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나 개인이나 부족한 자가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살아날 방법은 자원의 부족에서 우리나라가 자립하는 것이다. 새로운 대체에너지의 개발이나 자원의 재활용 등이 내적인 방법이라면, 자원외교는 대외적인 방법으로 자원이 풍부한 나라와의 적극적 외교를 통해 이루어지는 방법이다. 이것은 수출과 수입에만 의존하던 에너지 해결방안을 자원 개발 기술을 지원하거나 투자를 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려 우리의 힘으로 직접 찾아 나선다는데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자원외교조차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한참을 뒤처져 있는 상태다. 더구나 비전통 에너지자원의 개발 등에선 이미 선진국의 뒤를 쫓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역량 제고를 위해 제시한 2019년 해외자원 자주개발 목표로 석유가스는 30%, 6대 광물 42%, 신전략광물은 26%로 내세웠다. 여기서 6대 광물이란 우라늄, 구리, 아연, 니켈, 철광석, 유연탄 등이며, 주로 아프리카와 러시아, 몽골 등에 풍부한 보유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개발 기술의 부족과 경제성의 문제로 외면받고 있었던 비전통 자원의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2030년까지 물량비중을 2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탄가스나 오일샌드, 최근 울릉도 남쪽 심해에서 발견된 ‘불타는 얼음’으로도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 같은 경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으며 매우 큰 개발 잠재성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야심 찬 해외자원개발계획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높고도 험하다. 기술 개발에 정부와 민간 기업의 협력과 상호 보완문제는 당연한 것. 더구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에는 신중히 고려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리스크가 있다. 개발이나 투자 전 확고한 사전 조사를 위한 전문 인력과 기술력의 강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1~2년 안에 본전을 찾으려 하는 것이 아닌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기술 개발이나 정부의 지원 등도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지만, 더욱더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바로 외교부분이다. 특히 자원의 개발가능성이 큰 제3세계에서의 외교적 파트너십 구축은 현재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돼야 할 부분이다. 이를 위한 전문적인 외교 인력과 노하우의 확보는 현지에서의 자원개발협력 산업을 더욱 확고히 해 줄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미래의 국가안보는 자원안보와 연결돼 있으며, 자원외교의 강국이야말로 세계의 흐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동의 건설시장과 수출산업이 우리의 경제를 일구는 데 큰 힘이 됐다면, 이제는 새로운 자원외교를 통해 우리의 경제와 국력배양에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