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 발효시한이 올해로 다가오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 간, 기업 간의 많은 제재와 산업경쟁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리는 어디에서나 그린이나 에코,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는 ‘그린 러시(Green Rush)’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에코 물결의 범람 속에서 이 사회가 요구하는 지속가능성에 부합하고, 미래의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건강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해 줄 수 있는 표준이나 합의를 찾는 것은 과연 누구의 몫일까?
온실가스 규제는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 빈국에서는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국제적인 환경기준의 강화로 인해 기업의 제조원가는 상승하고 그것을 그대로 물가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투자비 조달은 그야말로 먼 나랏일인 듯싶다. 더구나 점점 거대해지는 탄소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로서, 다양한 신규 사업을 창출하고 직접 뛰어들면서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가고 있다.
환경 재앙과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이 이제는 녹색경제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우려 속에서, 에코플레이션(ecoflation)이 향후 10년 동안 소비재의 가격을 점진적으로 상승시킬 것이라는 세계자원연구소(WRI)와 AT커니의 보고서는 그러한 우려가 기우만이 아님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에코플레이션은 검증된 연구소의 발표가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가 몸소 겪고 있는 현실에서도 직접 느낄 수 있다. 오는 6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유엔지속가능개발회의(CSD, 리우+20)에서도 녹색경제 기반 구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이 진정한 녹색성장인가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녹색성장은 이제 그곳에서 파생된 경제적인 변화까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산자로서 또한 소비자로서 과연 무엇이 진정한 ‘에코’인 것일까.
생산자인 기업은 생산품은 물론이고 생산 과정, 생산 환경, 그리고 경영활동에까지 자사의 생산 활동의 전반적인 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고려하여야 한다. 유행처럼 번져가는 에코상품의 생산에 열을 올려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고객을 향해 친환경 소비의 필요성과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생산자의 역할에 더욱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게으른 소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지 유기농 음식을 먹고 친환경 물건을 사서 쓴다고 해서 우리의 환경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친환경 제품의 소비도 그 또한 소비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친환경으로 바꾸려고 하는 행동이 아닌 우리의 생활 패턴과 의식을 바꾸려는 변화인 것이다.
거기에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녹색 경제에서도 그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