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5가 남긴 과제

[열린세상] 김정섭(환경예술가)

1970년대 전 세계 여성 1인당 평균 출생률은 4.5명에 달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또한 높은 출생률과 급격한 인구증가를 우려해 저출산장려 운동을 벌이며 산아제한을 했었다. 당시엔 인구 증가가 토지와 식량부족, 전쟁이나 기아 등을 초래하여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었지만, 현재 전 세계의 인구 증가율은 매년 1%의 수준으로 증가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대신 세계는 도시문제라는 새로운 난제에 봉착하고 있다. 사람들이 시골을 떠나 모든 혜택을 받기 쉬운 도시로 이주하며 모여들기 때문이다. 과거 도시인구라고 하면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의 도시인구를 가리켰지만, 현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과 같은 신흥국에서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개최되었던 ‘지구환경전망 세계 정부간 회의(GEO-5)’의 특별세션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도시’에 관한 주제 발표를 통해 도시와 국가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도시는 국가의 경제와 문화, 산업들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는 동시에 인간에겐 삶의 터전이 되었다. 하지만 노후화된 도시 시설과 인구의 밀집현상으로 인한 범죄, 위생, 공해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특히 물 부족과 쓰레기의 문제 해결을 얼마만큼 훌륭하게 해나갈 수 있는가는 미래의 도시 존폐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수자원의 관리와 자원의 재활용문제는 국가와 정부가 앞장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이것이 이전의 국가를 보는 모습이었다면, 앞으로 국가를 보는 시각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얼마나 유지하는가에 따를 것이다. 특히 에너지의 70%는 도시에서 소비된다. 더불어 식량이나 그 외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 또한 대부분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GEO-5 보고서에서는 현재의 지구환경을 대기, 물, 토지, 생물다양성, 화학물질과 쓰레기의 5분야로 나누어 진단하고 세계 각국에 환경개선노력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하지만 더욱 강력한 국제간 환경정책도입에 관해서는 자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엇갈리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국가가 그것을 인정하고 따르게 될 수밖에 없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과거처럼 남의 도움을 받고 따르던 시절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우리가 앞서 도움을 주고 성공적인 롤모델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정부 간 협상 테이블에서조차 내로라할만한 충분한 정책이나 자료 등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제 우리에게도 환경과 개발의 균형에 맞춘 국가적 추진계획이 있어야 한다.

우선 우리에게는 좀 더 구체적이며 과학적인 환경 자료와 정보의 구축이 필요하다. 설문이나 주먹구구식의 자료수집이 아닌 전문가와 자문단에 의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현재뿐만이 아니라 향후 국가의 발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정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육성과 타 국가 간의 정보교환과 상호보완 관계의 확보도 환경과 국가발전이라는 어려운 문제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방안에 대해 적응하고 우리 또한 그에 대한 사법적, 행정적 정책제안에 관심을 좀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환경문제는 먼 나라의 이야기도 그리고 우리 서민들만의 걱정거리도 아니다. 국가를 부유하고 강하게 만들기만 하면 칭송을 받던 치정(治定)의 시대는 지났다. 국경과 시대를 초월하여 모두가 함께 살아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정부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