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범초기에는 직원구성이 중요하다. 물론 전문성 확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 재단은 결코 기존의 화성운영재단 승계가 아니다. 비록 대부분의 직원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해도 새로운 임무를 띤 새로운 조직이라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한다. 조직이 굳어지면 안 된다. 몸놀림과 생각이 유연해져야 한다. 공개 채용된 전문인력과의 교감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재단의 미션을 공유하여 ‘무엇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의 밑그림을 크게, 넓게 그려가야 한다. 재단 출범에 시민과 예술인 및 예술문화단체의 바람과 기대가 크기에 그렇다. 문화재단은 단순히, 시의 또 다른 하나의 산하기관이 아니다. 수원이 갖고 있는 문화와 예술을 자원으로 하여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만들어 경향 각지는 물론 세계인들이 찾아오게 해야 하는 미션을 가졌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문화·예술향유와 예술문화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21세기는 지식기반시대다. 예술문화정책도 과거 향토문화육성중심에서 관광과 연계되거나 질 높은 문화상품개발, 축제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경직되기 쉬운 공공행정 일변도의 문화·예술정책 서비스로부터 자율적인 운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예술문화를 펼쳐가야 한다. 지자체에서 위탁받은 문화시설운영이나 단순히 지자체가 기획하는 예술과 문화행사를 대행하는 기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 단순 업무추진에 매달리지 말고 문화거버넌스의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 시는 문화·예술·관광업무를 재단으로 과감하게 이양하고 경영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문화거버넌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안정적 재원확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잇달아야 한다. 재단이 공공영역이 아닌 사적인 영역에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많은 도시가 문화재단을 설립해 시행착오를 낳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리라 본다. 다른 지역 재단의 성공·실패사례를 충분히 검토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예술문화 가치가 어떻게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문화와 예술이 주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평가하는 업무도 필요하다. 일회성 소모성 사업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중·장기적인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지역문화예술의 기초실태조사, 예술가와 예술단체의 정보 프로그램화, 문화공간 실태조사 등도 그 한 예(例)다.
지역사회 문화네트워크의 구심적 역할수행도 재단의 몫이다. 문화시설, 예술문화단체, 기업체와 학교 등을 연결, 협력 후원하는 것도 간접적인 지원이 된다. 문화예술 코디네이터, 문화예술기획자 육성, 문화예술프로그램의 네트워크 구축 등 지역의 예술문화전문인력육성과 배출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
재단 출범으로 예술과 문화단체의 활동영역이 축소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재단과 예술인과 예술단체는 단순히 문화예술기금 수혜자가 아니다. 수원의 예술과 문화진흥을 위한 동반자 관계이기에 그렇다.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공성과 자율성에 기초해 합리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예술을 지원하는 방식 중 영국에는 ‘팔길이 원칙’이라는 정책적 기준이 있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지자체와 재단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수원포럼에 초청강사인 강우현 (주)남이섬 CEO도 이 원칙을 지켜주어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유원지를 연간 관광객 2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곳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재단출범과 함께 곱씹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