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이 되기 위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험생활을 했지만, 맹목적으로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을 좇았던 것이 아니라, 국가보훈처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그 시간을 견뎠기에, 합격의 기쁨만큼 국가보훈처에 들어올 수 있게 된 것도 나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내 생각으로 보훈이야말로 애국의 기초가 되고 국민들의 애국이 있어야 한 국가는 부강해질 수 있으며 나아가서 민족은 강인해진다고 본다. 그런 보훈업무에 내가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복잡하고 많은 업무 속에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요즘 내가 맡고 있는 보훈업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천안함 2주기 추모 행사와 관련한 것들이다. 이 업무를 받으면서, 어느덧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2년이나 되었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되었고, 그동안 너무 그들의 희생을 잊고 지낸 것 같아 숙연해지면서 죄송스러운 마음마저 들었다.
2년 전 3월, 북한의 이유 없는 어뢰 공격으로 백령도 근처에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의 초계함이 폭침을 당하여 여러 명이 큰 부상을 입고 46명의 용사는 차가운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해야했다. 국가적으로 애통한 일이었고, 온 국민은 분노와 함께 불안과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다듬느라 애써야 했다.
그 46명 중 대부분은 아직 20대 초반이었다. 꽃피워보지도 못하고 져버려야 했던 그들도 안타까웠고, 그들의 부모의 오열하던 그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하다. 어린아이 아빠를 찾는 울음과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여인의 눈물도 쉽게 잊히지 않았다. 또 그들의 구조작업과정에서 안타까운 목숨들이 스러져갔기에 그들의 숭고한 희생도 나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천안함 2주기를 맞아 우리의 마음가짐과 자세는 어때야 할까. 2년 전 함께 안타까워하고 눈물까지 흘렸을지도 모를 많은 국민들도 지금은 아마 자기의 삶으로 돌아가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지내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3월 26일만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우리의 가족을,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가 차갑고 검은 바닷속에서 산화되어야만 했던 그들을 더 많은 이들이 추모하고 더 많은 이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천안함 사건에서의 북한의 무자비함을 잊지 않고 국가 안보에 대한 의식을 확립하길 바란다. 우리 국민이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희생자들의 가족이 느끼고 위안받기를 바란다.
지금 국가보훈처와 그 외의 여러 기관에서 천안함 관련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월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전사자 추모식이 거행된다. 값진 생명을 조국에 바친 천안함 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과 안보의식을 고취하고자 3월 21일~27일을 추모기간으로 정하여, 범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중앙 추모식을 비롯한 전국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릴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행사가 단지 상징적이고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호응 속에서 경건하게 치러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다시 한번 천안함 46용사들의 희생을 추모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