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거만도 못한 수원상의 회장선거

[김훈동 칼럼]

▲ 수원예총 회장
오늘은 마흔 번째 맞는 상공의 날이다. 상공업 진흥과 상공인들의 의욕을 고취하고자 제정된 기념일이다.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결의도 다지고 회원기업 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는 자리다. 상공진흥을 위해 헌신하고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상공인과 근로자들은 이날 축하의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상의 회원업체들은 유류급등으로 선진국시장위축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환율하락이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지역경제발전과 사업성장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 올해는 지뢰밭 같은 세계경제의 위기가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감을 더 불러일으키는 해가 아닌가.

어느 때보다도 상공인들이 세계화·정보화로 나아가는 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역상공인의 결속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치러진 수원 상공회의소 회장선출과정이 매끄럽지 못하였다는 소리가 높다. 수원상의 설립 이래 104년 만에 처음으로 회장선출을 위해 임시의원총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후보자가 선거 당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는데도 입후보가 가능한 ‘부재자 투표’를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상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기업의 존재가치를 높이고자 지역 상공인들의 열망을 담아 창립된 단체다. 기업의 존재가치를 위해서도 선거과정은 명쾌하고 떳떳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현재 온 나라가 총선에 매몰되어 있을 정도로 선거에 관심을 쏟고 있을 때 터져 나온 일이라 안타깝다. 본인이 직접 출마하지 않고 대리인을 참석시킨 ‘부재자 투표’를 통해 선출되면서 선거절차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수원상의는 ‘임시총회에 참석지 않은 의원도 회장에 입후보 할 수 있는 방식의 부재자 투표가 가능하다.’며 강행했다. 초등학교 회장선거에도 사전에 후보자가 나와 자신의 공약을 제시하며 표를 달라고 목청을 높이는 판인데, 이번 수원상의 회장선거는 후보자도 없고, 공약도 없는 달랑 ‘이름 석 자’만 보고 찍는 선거였으니 시대 흐름에 걸맞지 않은 느낌이다.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다. 그래서 더더욱 선출과정이 명예스러워야 한다. 수원상의 정관에 따르면 ‘회장은 의원총회에서 호선한다. 의원인 법인의 대표자는 자연인의 자격으로써 호선에 참가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과거에 안주하며 낡고 경직된 사고방식으로는 변화의 파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대에서 도태된다. 상의도 예외가 아니다. 이 세상 살아남는 생물은 가장 힘센 것도, 가장 지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다. 그 변화의 중심에 수원상의가 우뚝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미 FTA발효로 앞으로 상의 회원기업이 ‘더 큰 기회의 창’이 열려 일자리를 주도적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상의의 안정이 절실하다. 상의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 수원경제를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기부와 소외계층 지원에도 적극 나섰다. 지금은 공정성·정의·인간성을 존중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이끌어내야 할 때가 아닌가.

4년 전에 발간된 ‘수원상공회의소백년사’에는 상의가 이기(利己)보다는 이타(利他), 개인보다는 여럿, 아집(我執)보다는 협동을 명제로 삼고 조심스럽게 걸어온 100년의 발자취를 담은 자화상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상의 회장선거과정을 볼 때 이 말은 생경한 느낌마저 든다. 회원기업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유대강화가 중요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상의는 지역 상공업계의 구심점이다. 다가올 미래에도 지역경제의 보루다. 상의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나가야 한다. 아무쪼록 수원상의 회장선거가 잘 마무리되어 기초단체의 최고의 도시-수원시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길 기대한다. 지역사회로부터 더욱 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상공회의소로 성장·발전해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