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눈물

[열린세상] 김정섭(환경예술가)
지난 18일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하루 동안 약 1만 명의 관람객들이 돌고래쇼를 구경하러 왔다. 19일부터 돌고래쇼가 잠정적으로 중단되어 어쩌면 돌고래쇼를 구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중 일부가 불법으로 포획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동물학대와 자연방사에 대한 논란과 함께 한국판 ‘프리윌리’의 이야기가 벌어지는 중이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불법포획문제로 거론되던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 금등이, 대포, 제돌이 중 포획된 지 오래되지 않은 제돌이만이 적응훈련을 거쳐 야생방사를 하기로 결정되었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돌고래 야생방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야생방사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비록 인간에게 길들여진지 오래되지 않았다지만 바다에서의 삶이 제돌이에게 안전할지에 대한 확신 또한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프리윌리’의 이야기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영화 속에서의 윌리는 주인공 소년에 의해 바다로 되돌려진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실제로 윌리의 연기를 했던 범고래 ‘케이코’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과 거센 여론에 힘을 입어 원래의 고향인 아이슬란드의 바다로 되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야생 방사장에서 적응기간을 거쳐 바다로 되돌아간 케이코는 야생의 범고래 무리에 섞이지 못한 채 야생 방사장에 되돌아오기를 거듭하다가 방사된 지 2년 만에 폐렴으로 죽는 비극을 맞게 되었다.

케이코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야생고래 방사에 대한 연구보고는 전 세계적으로 극히 적고, 성공한 예도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3년 이상 인간에게 보살핌을 받고 살아온 제돌이가 과연 바다로 되돌아가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장담 또한 어렵다. 더구나 제돌이를 적응시키는 데 필요한 8억7000만 원의 비용도 누가 부담할 것인지 난감한 문제다.
 
서울시에선 조만간 돌고래쇼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동물쇼가 중단되더라도 남은 돌고래 4마리는 방사하지 않고 동물원에서 계속적으로 전시⋅관리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번 동물원의 돌고래쇼의 중단이 결정된다면, 돌고래뿐만이 아닌 다른 동물원의 동물쇼 또한 중단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동물쇼를 그만두게 된 동물들의 처우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할 이야기다.

제돌이의 자연방사 문제는 어떠한 여론이나 압력을 떠나 좀 더 신중히 재고해야 한다. 인간의 욕심을 위해 생명을 가두고 그것으로 돈벌이를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기들이 살던 곳에서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으며, 또한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는 당연히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인간에 의해 갇혀 있던 동물을 야생에 되돌려 보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충분히 고려해보고 결정한 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철저한 준비를 갖추어야만 제돌이의 무사송환이 가능할 것이다.

무조건 자연방사는 위험할 수도 있다. 현재 제돌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짧은 시간이나마 자신을 돌보아주고 박수갈채를 보내주던 인간들인 동시에, 야생으로 방사된 후의 제돌이에게 가장 위험한 것 역시 아마도 인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돌이의 나머지 여생을 바다에서 온전히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가 제돌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사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