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의 그림이 있는 풍경 17] 길위에서-인연3

▲ 길위에서-인연3/40.9×31.8/Acrylic on Canvas/ 2011
뜨거운 여름 햇볕을 받으며 난 해변을 걷고 있었어.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텁텁한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사뭇 다른 맑고 상쾌한 미풍이 불어오는 날이었지. 숙소를 나설 때 난 쏟아지는 여름 햇살에 지레 겁을 먹었나 봐.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긴소매 카디건을 두른 후 머리에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마무리는 알이 큰 검은색 선글라스.
 
청명한 바람은 긴소매 옷을 무색하게 하였고, 스카이블루의 하늘빛은 모자로 가리기엔 너무나 아름다웠어. 그뿐인가? 부서지는 햇살 아래 안구를 닦아줄 것만 같이 빛나던 순채도의 산, 바다, 나무, 바람 그리고 각양각색의 사물들.

결국, 난 어느새 스칼릿 빛깔의 원피스만 걸치고 샌들도 벗은 채 따뜻하게 데워진 베트남 중부의 해안 길을 걷고 있었어.

선생님의 여행 스토리를 들으면서 주홍빛이 님의 열정적 삶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베트남여행에 대한 저의 남다른 추억과 애정이 더해진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의 그림을 선생님의 소중한 공간에 걸어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 그림이 그곳의 기운을 밝고 따뜻하게 해 주길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