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농협 전국최초 '맵씨 서비스'

틀에박힌 서비스는 'No'...60여직원 창구별 서비스 시나리오 무대서 재연

'빠른창구팀은 공과금 거래 시나리오, 상담창구팀은 신용카드 거래 시나리오, 경기도청출장팀은 여신 및 장애인고객 시나리오....'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직할인 농협 인계동 지점이 지난6일 아주 이색적인 서비스 경진대회 시나리오를 무대위에 펼쳤다.

   
▲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직할인 농협 인계동 지점이 지난6일 아주 이색적인 서비스 경진대회 시나리오를 무대위에 펼쳤다.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는 너무 틀에박힌 '립 써비스'. 은행만 다녀오면 오히려 짜증이 나는 시민들에게 '맵씨 서비스'를 펼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이 서비스 경진대회는 일단 주목됐다.

시나리오 하나-흥부고객전
막이오르면 객장에 직원들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업무처리중에 있다.

엄흥부(삐딱한 투로):아가씨 카드가 왜안되냐고, 어제까지 잘 썼는데...에이 성질나게...
직원1:카드 쓰실려면 빨리 연체 갚으세요.(덜거덕 전화를 거칠게 끊는다.)

시나리오 둘-신토불이창구 고객친절

무더운 6월말 점심시간에 고객등장

고객4:마이너스통장 만들러 왔는데요.
직원1:(배가 고픈지 퉁명스럽게) 무슨일 하세요.

   
▲ 하루종일 창구안에만 앉아있던 직원들이 팀별로 모여 서툴러도 정성듬뿍들인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리허설을 가진 무대의 열기는 뜨거웠다.
직원2:신도희씨 점심 안먹어.
직원1:(귀찮은듯) 손님 있잖아! (고객을 향해서)앞에 창구에 가셔서 온라인통장 하나 만드어서 오세요 (속삭임으로) 배고파 죽겠네!

시나리오 셋-우리는 하나

책임자와 직원 상호간 협조를 통해 고객의 기다림을 최소화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큰 감동을 준 경우입니다.

해설:창구에 손님은 없고 직원들 단말기만 열심히 들여다 보고있다. 잠시후 허리가 구부정한 할아버지가 힘겹게 들어오신다.

할아버지:우리 할망구꺼여. 내가 주민등록증 가지고 왔으니까 도장 바꿔 줘. 할멈이 나이도 많고 치매에다 다리가 아파 못나오셔. 확실하니까 해줘도 돼.

김대리 책임자에게 상황을 설명한 후
책임자:(할아버지를 향하여) 원래 도장바꾸는 것은 할머님께서 직접 오셔야 합니다. 그러네 연세가 많으셔서 못나오신다니 저희가 차로 할아버지댁까지 모시고 가서 확인하겠습니다.

하루종일 창구안에만 앉아있던 직원들이 팀별로 모여 서툴러도 정성듬뿍들인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리허설을 가진 무대의 열기는 뜨거웠다.

직접 손님이 돼 동료직원의 볼멘소리에 역정도 내보고, 까르르 깔깔 지켜보던 동료들의 가슴엔 '아, 내가 저랬나'싶은 후회도 쏠쏠하게 다가온 경진대회장.

   
▲ 직접 손님이 돼 동료직원의 볼멘소리에 역정도 내보고, 까르르 깔깔 지켜보던 동료들의 가슴엔 <아, 내가 저랬나> 싶은 후회도 쏠쏠하게 다가온 경진대회장.
총 6개팀이 참가해 경연을 벌인 결과 노인고객과 장애인고객을 상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재연한 경기도청출장소팀이 1등.

하지만 대회가 끝난 7일아침, 인계농협 객장엔 드디어 실전의 장이 벌어졌다. '마음엔 기쁨 가득, 얼굴엔 미소가득, 우리는 한가족'같은 실전이 장이 말이다.

행사를 총괄한 염윤규(33) 과장은 "경진대회팀을 구성,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역할분담을 거쳐 2~3주간 매일 연습했다"며 "직접 고객이 돼 무대에서 연습을 하는동안 자연스레 경진대회에 흥미를 느끼고 또 직원상하간의 벽까지 허물었다"고 말했다.


"작은농협 큰 고객"
인터뷰/최수훈(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직할 인계동지점) 부지점장

"전국농협중 최초의 이색 서비스 경진대회였다. 58명의 직원들이 6개팀으로 나뉘어 서비스 경진대회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매일 3주간을 연습했다."

입으로만 하는 CS는 No, 최수훈(52) 인계농협 부지점장은 거의 전국 농협 최초로 실시한 '신바람나는 고객응대 경진대회'가 한번에 두가지를 동시에 안겨줬다며 밝게 웃었다.

   
▲ 입으로만 하는 CS는 No, 최수훈(52) 인계농협 부지점장은 거의 전국 농협 최초로 실시한 <신바람나는 고객응대 경진대회>가 한번에 두가지를 동시에 안겨줬다며 밝게 웃었다.
"서로 손님과 직원의 역할을 나눠 무대에서 연기하며 우리 직원들이 하나가 되는듯한 모습이었다. 창의력을 발휘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작은무대지만 동료의 연기를 보면서 고객응대의 새 면모를 갖춘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런 가시적 성과말고도 또다른 중요함을 안겨줬다."

처음 아이디어를 냈던 김준호 지점장을 대신해 모처럼 경진대회 관계자들이 모인 7일 아침, 최 부지점장은 경진대회 바로 이틑날부터 직원들의 달라진 전화응대와 고객응대 모습이 새삼 대견한 듯 했다.

"농협본부 차원에서도 서비스강사가 강의를 해주지만 직원들이 이번 경진대회로 틀에박힌 고객서비스가 아닌 독특한 인사말과 고객응대의 재치를 익힌듯하다."

작은 단위농협에 만들어진 고객응대 연극무대. 직원 스스로가 변화하는 농협을 느낀 이 고객응대 경진대회를 인계농협은 매번 정착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점점 거대해지는 합병은행들, 커지는만큼 반비례로 줄어드는 고객의 설자리를 미리 엿본것일까. 이 작은 단위농협의 튀는 경진대회 뒷사연이 들을수록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