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서 식량 안보나 기후 안보 등에 대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예전에 일컫던 전통적인 안보의 의미는 전쟁이나 외부의 침략으로부터의 위협 등과 같은 군사적 문제를 의미했지만, 최근엔 물 부족이나 식량 부족과 같이 인간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비폭력적이며 환경적인 요소들을 포함하여 안보문제로 다룬다. 기후변화로 인해 천연자원은 물론이거니와 공기, 물, 토양 등도 오염으로 인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수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바야흐로 물도 돈을 주고 사 먹는 시대가 되었으니, ‘물 쓰듯 인심이 좋다’는 옛말도 이젠 바꿔야 할 판이다.
얼마 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OECD환경전망 2050 보고서’에서는 세계인구의 40% 이상이 심각한 물스트레스 지역에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물스트레스가 심한 나라로 분류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연중 강수량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린 비가 대부분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 가기 때문에 실제로 이용하게 되는 물은 적다. 또한 여름철만 되면 반복되는 주거지와 농지 침수, 또는 한발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등은 해가 갈수록 더해만 가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면 아직도 물 자체의 부족보다는 우리의 물 관리 능력 부족이 물스트레스의 더 큰 원인이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미국 국무부의 요청으로 최근에 만들어진 ‘세계 물 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는 향후 10년 내 심각한 물 부족에 당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지역들은 현재도 정세가 불안한 지역이지만, 물 부족으로 인해 빈곤과 환경파괴, 사회의 내부적 긴장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사회의 혼란으로 더 나아가 국제적인 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추측이다. 이는 곧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악영향을 끼쳐 미국의 안보에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22일은 유엔(UN)에서 지정한 ‘물의 날’이었다. 지자체나 환경 단체마다 물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크고 작은 행사를 가졌다. 하천정화 운동, 캠페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후변화가 더욱 심각화 될 버지않은 미래엔 물 부족이 바로 국가안보와 직결되어 있음도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또한 당국은 선진국의 물 안보 대책과 뛰어난 수자원 활용방법을 우리의 현 실정에 적응 도입시키는 데 한시라도 빨리 앞장서야 한다.
우리에겐 물 자체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 모자라 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물 부족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물을 하나의 자원으로서 관리하고 이용하는 데에 아주 간단한 이치부터 납득하지 못한 데서 물 부족 문제가 시작된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