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장 담글 때는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정월 장이나 삼짇날 전후 장이 맛있는 까닭

우리 겨레의 오랜 먹을거리인 장(醬)은 음력 정월부터 삼월까지 적당한 시간에 담지만 지역마다 장 담그는 시기는 약간씩 다르며 정월장이 맛있다거나 삼짇날 장이 더 맛있다는 등 장 맛 또한 담그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경남 창원 지역의 장 담그는 날의 특징은 첫째 손이 없는 날, 담글 것 둘째 소날이나 말날 등과 같이 유모일(有毛日)을 택하거나 네 발 달린 동물에 해당하는 날 담글 것, 셋째 삼월 삼짇날에 담는 경우 등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특히 달이 밝은 날 장을 담그면 벌레들이 활동하기 쉬워서 아예 달이 뜨지 않는 날 벌레를 피해 장을 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창원시 북면 마산마을에서는 정월 손 없는 날이나 혹은 말날에 주로 담그는데, 말이 콩을 잘 먹기 때문에 장맛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족 중에 말띠가 있는 집은 그 날 장을 담그지 않았으며 월백마을에서는 정월 말날이나 3월의 말날에 주로 담급니다.

외감마을에서는 정월 말날이나 털이 있는 동물 날에 장을 담그며 뱀날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없다고 하지요. 메주도 9월 말날에 쑤며 2월에는 바람을 올리기 때문에 담지 않고 3월 말날을 잡아 장을 담급니다. 대산면 북가술 마을에서는 장은 정월에 담고 2월에는 제석할매 바람 올리는 달이기 때문에 담지 않으며 또 짝수 날에는 장을 담그지 않습니다.

홍만선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보면 전통음식의 대표 격인 된장은 우수 전후에 담가야 맛이 좋고 담그는 날은 병인, 정묘일 해가 뜨기 전이 좋으며 장을 담그는 여자는 사흘 전부터 외출을 삼가고, 다른 사람의 출입을 금하는 등 장 담그기에 대한 신중함을 그리고 있습니다.

《태종실록》 22권(1411)에는 ‘묵은 콩 5백 석으로 장을 담가 굶주린 백성을 도왔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나누는 아름다운 마음’까지 들어 있는 우리 먹을거리가 맛이 없을 리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