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선택한 수원의 정치지형

[김훈동 칼럼]

▲ 수원예총 회장
잔치는 끝났고 결과는 남았다. 지난 11일 치러진 총선결과, 수원은 새누리당 1명, 민주통합당 3명이 당선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국회의원은 지나온 과거 경력도 중요하지만 선수(選數)가 우선이다. 밥그릇 수가 많아야 국회 의장단이나 상위위원장 반열을 넘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5선 고지를 거뜬하게 올라선 남경필 의원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30여 년의 공직활동을 거친 관료출신으로 짧은 정치경력임에도 경제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하고 제1야당 원내 대표를 하며 3선 고지에 올라 선 김진표 의원도 그 범주에 속한다. 보수와 진보의 팽팽한 대접전이 예상되는 대선을 앞둔 여야 정당은 이들에게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경필 의원은 경기도의 최다선 의원이다. 수도권 대표론이 부상되면서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不惑)의 47세 남경필 의원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경기도 내 새누리당 후보자 평균연령이 54.0세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당 안팎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좋은 징조다.

김진표 의원은 61.02%의 지지를 얻어 민주통합당 경기지역 당선자 가운데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야 전체 당선자 가운데서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그는 정체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낙천위기에 몰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법을 주도한 그다.

국회의원은 초선보다 재선이 더 어렵다는 재선고지에 올라선 이찬열 의원은 당내경선, 야권단일화 경선을 거쳐 본선에서 당선됐다. 그런가 하면 경기지역에서는 정치신인 38명이 도전에 나서 11명만이 금배지를 달았다. 신장용 당선자 역시 현역의원 2명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을 벌여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거뜬히 넘어섰다. 넘치는 열정과 패기로 수원의 변화, 경기도의 변화,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기염을 토한 그다. 

대선 8개월을 목전에 두고 수도권 출신의 참신한 인사가 당의 얼굴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을수록 남경필 의원에게는 호재다. 여당 몫 국회 부의장에도 거론될 정도다. 그는 당내 쇄신파로 활동하면서 당 개혁을 늘 부르짖어왔다. 새누리당의 취약 기반인 젊은 층에도 어필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특히 남경필 의원과 김진표 의원은 중진의원으로서 책임감이 크다. 수원의 정치적 위상이 이들의 역할에 따라 격상되어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수원시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정치개혁과 지역발전에 다선의 힘을 쏟아 붓겠다고 한 그들이다. 국민은 밑도 끝도 없는 진흙탕 정치를 싫어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민생을 살피는 ‘수부도시-수원출신 국회의원’이 되길 바란다.

총선기간 내내 무책임한 언어가 난무했다. 혀는 칼이 되고 말은 독침이 되어 여기저기서 날아와 박혔다. 정신도 덩달아 몽롱했다. 목이 쉬도록 강변하며 많은 공약을 쏟아냈지만, 표를 얻기 위해 한 헛소리도 많았다. 권력 쟁취를 위한 무책임한 정치 쇼가 아니었기를 바란다. 200여 가지의 숱한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다. 그게 다 국가 예산의 낭비다. 꼭 의정활동에 필요한 항목이 아니라면 국비(國費)를 최대한 줄여나가는데도 앞장서야 한다.

꽉 막힌 상태로 큰물이 지면 강물은 제 길을 잃고 마을을 덮친다. 흙탕물 천지가 된다.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다 소통이 단절된다. 한의학에서 늘상 하는 말이지만,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막혀서 안 통하면 마비가 온다. 사회의 시스템이 진화하는데 정치인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안 된다. 4명의 제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유권자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당내에서 정치개혁의 균형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참됨을 지켜야만 뜻이 온통 가득 찬다. 한때의 환호가 차디찬 조소로 돌아오는 시간은 뜻밖에 짧다. 4년 내내 돌아보고 낮추고 숙여서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