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그 불편한 진실

[열린세상] 김정섭(환경예술가)

1903년 고종황제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해 미국공관을 통해 들여온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는 고종황제의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되면서 우리나라의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미 우리 생활에 자동차는 없으면 ‘매우 불편한’ 아주 중요한 물건이 되어 버렸다. 국토해양부의 2011년 발표에 의하면 자동차등록대수가 1,800만대를 돌파했으며, 2014년경에는 2,00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세대당 보유대수도 지속적인 증가를 해 0.91대에 도달, 1가구 1대의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로 도입했다.

빠른 이동성과 편리함으로 급속도로 우리 생활에 파고든 자동차는 생활에 여유와 풍족함을 안겨 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문제라는 부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다른 어떤 물건보다도 자동차는 생산에서 사용,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환경문제를 유발하며, 화석연료사용으로 인해 고유가 현상마저 보여준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날이 갈수록 자동차의 사용은 점점 더 늘어가고 더 대형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연료전지차나 전기자동차 개발에 세계가 주력하고 있지만, 전기 자동차의 보급은 그다지 향상되어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지만 아직도 잘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를 일부러 큰 비용을 들여가며 전기차로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에 설치되어 있는 수십 개의 전기충전소는 그 위치와 사용방법조차도 일반 시민들에겐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한 그린카의 핵심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산업 또한 갈 길이 요원하다. 삼성과 독일의 합작회사인 SB리모티브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LG화학 등 전기차 관련 생산업체들이 적자와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뉴스는 안타까울 뿐이다.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서 배터리는 ‘부품’의 일부가 아닌 ‘에너지원’으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리 유망한 미래성장동력이라 한들 시장성을 무시하고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더구나 아직은 대부분의 국민이 보유한 내연기관차량이 전부 사용되어 교체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한다면, 값비싼 전기차보다는 고효율의 내연기관차량이 현재로선 더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좁은 국토에 많은 차량이 붐비는 도로 사정을 감안한다면 대중 교통시설의 확장과 서비스의 향상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우리 형편에 맞는 교통수단 개선 방법일 것이다. 현재에도 유가는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자가용을 보유한 사람들도 너무나 비싼 자동차 유지비 때문에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져 버렸다. 그렇다면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 버린 전철과 버스 노선을 편리하게 확장⋅개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최대한 도로수송 분담률을 낮출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참여와 의식변화는 필수적이다. 체면문화에 앞서 무조건 큰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은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출퇴근 시간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나 홀로 차량 또한 없어져야 할 모습이다. 모처럼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누비는 불법 차량과 주차장인지 도로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꽉 들어찬 도로 현실.

오늘날 자동차 산업은 환경문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 실정에 맞도록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삶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