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세대가 미래 한국 책임질 것"

[이기우 의원 인터뷰 전문 (2)]

-17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큽니다. 국민들의 개혁요구를 어떻게 실현할 생각입니까?
"17대 국회 들어서 많은 국민들의 기대가 크고 개별 사안에 대한 실망도 높다고 보는데, 넓고 깊게 호흡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 모든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여건이 변하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근본을 원칙 있게 지켜나가야 되고요. 그 다음에 정치개혁은 결코 정치인만 가지고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참여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항상 관심을 가져주고 그 다음에 정치인들이 깨끗하게 정치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격려하는 참여정치의 틀을 만들어야만 우리의 정치가 한 단계가 더 성숙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이런 시대 변화에 공감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개정 논의가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데,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4.15총선은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이렇게 깨끗한 선거가 또 있을까 하는 정도로 깨끗한 선거,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틀을 갖추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더 확산될 거라고 보고요. 지금 거론되고 있는 선거법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들, 이를테면 지역적 편차 이런 문제에 대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나오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경상도에서 우리당 후보가 당선되고,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는 여건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틀보다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 나와야 됩니다. 또 지금 선거제도로는 1등이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수의 지지표가 사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고 민의를 올바로 대변하기 위해서라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그런 부분이 보완된다면 보다 안정적인 정치제도 개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이 의원은 재산이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웃음) 정치를 하다보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입니까?
"정치자금 조달은 합법적인 틀에서 조달할 생각이고요.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재산이 넉넉한 편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입니다.(웃음) 더욱이 지방의원이다 보니 경제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가지고 정치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앞으로 정치가 투명하고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재산을 갖고 정치하는 시대는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하던 직업과 정치는 구분을 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인 후원제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지금의 후원방식은 소액의 다수가 참여하는 대중적 후원이기 때문에 우리가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후원회를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후원회 내에서 영화동호회를 만들고,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등산동호회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사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을 만들 수 있겠지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후원회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선거운동 기간에 깨끗한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잊지는 않으셨지요?
"물론입니다. 모든 제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치가 투명하고 깨끗하게 가는 시대, 기본원칙은 지켜야 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부족한 것이 많지만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정치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약속한 대로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서 일하고 싶습니다. 앞에서 강조한 것처럼, 열린 커뮤니케이션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이 제 목표이고 포부입니다. 이렇게 될 때 국민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을 담을 수 있고, 국가발전을 위한 에너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평소 생각하던 새로운 정치의 모델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정치인들은 자기 생각과 철학과 소신을 항상 열어 놓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정치인들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항상 많은 의혹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있었다고 봅니다. 저는 정치활동의 모든 것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열린 정치가 되어야만 우리 사회가 깨끗하고 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런 부분이 젊은 세대 정치인이 가진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국민들도 이런 부분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비쳐진 17대 국회의 모습은 16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언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언론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는 다원화되고 있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사회를 올바로 이끌 수 있는 역할과 의무가 언론에게 있다고 봅니다. 언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정치를 자꾸 정쟁의 시각에서 보도하면 국민들이 좋은 시각으로 정치를 볼 수 없겠죠. 정치가 개선되고 나아지고 있는 모습들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는 언제든지 논쟁하고 다툴 수 있거든요.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언론이 매일 긍정적 방향에서만 보도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물론입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겁니다. 우선 열린 토론, 열린 논쟁을 통해서 국민적 여론과 민심을 하나로 모아 가는 과정, 이것은 국가의 진로를 결정하는 국론 결정의 과정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은 다른 것은 몰라도 국민에게 정보나 뉴스를 왜곡이나 편견 없이 정확하게 전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의 중요 아젠다를 결정할 때는 언론 보도가 이슈와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언론이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최근 청와대와 조선, 동아 등 거대언론과의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 의원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거대언론은 사회를 이끌어 가는 위력이 크기 때문에 역사의 정당성과 시대 흐름의 변화, 이것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정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언론의 편집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가기관이 추진하고자 하는 국정과제가 있습니다만 그것이 항상 옳다고만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바로 언론이 이와 같이 국민과 정부의 중간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제자리를, 원칙에 맞게 잡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도 많은 국민이 요구하듯이 좀더 공익에 맞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권력기관과 언론은 자기 성찰로부터, 역사로부터, 국민으로부터 답을 얻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이 의원의 언론관은 원론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나이브'하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그렇다면 '안티조선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물론 '안티조선' 대한 제 사견은 있지만, 특정 언론을 두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런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어느 언론이든 그들이 보편적인 언론(기능)에 충실한가, 역사성이 있는가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조선, 중앙, 동아 등 국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 언론의 경우는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이 그 어느 매체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여전히 원론적인 입장만 말씀하시네요.(웃음)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거대언론들은 국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그들을 외면하는 시대가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거대언론이 국민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많은 현상을 언론사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겁니다. 거대언론은 그들이 자랑하는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국민에 대한 엄청난 영향력에 걸맞게 자리잡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거대언론과 무관하지 않은 문제입니다만 국회 안팎에서 친일진상규명법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친일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은 우리 시대의 역사적 '멍에'이자 언젠가는 풀고 나가야 하는 '숙제'입니다. 회피하거나 축소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특정한 인물에 대한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그것 자체가 정략적인 행위인 것이죠. 역사바로세우기와 아울러 역사에 대한 정통성을 마무리한다는 측면에서도 친일진상규명법은 반드시 개정되고 추진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났습니다. 야당 대표로서 박근혜 의원을 평가한다면요?
"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향후 2007년 대선과 연관되어 있고, 대권 주자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대표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내에서 이견이 있듯이 1970년대 국가를 운영했던 주체들에 대한 평가, 그들에 대한 역사적 정통성과 민주성 등에 대한 문제는 결코 쉽게 넘어갈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미래 한국의 원동력을 다시 찾기 위해서라도 1960-70년대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연속선상에서 박근혜 대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올바르다고 봅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표가 차기 대권에 대해 생각이 있다면 좀더 소신 있게 본인의 철학과 역사적 책임에 대해 밝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신독재 시절에 대해 박근혜 대표가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보는 것인가요?
"그럼요. 아버지 박정희가 없는 정치인 박근혜는 생각할 수 없겠죠. 유신독재가 줬던 국가적 폐해에 대한 박 대표의 소신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밝혀지고 있듯이 국민이 자신의 인권과 존엄성을 지킬 수 없었던 시대가 1960-70년대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대한 진실규명이 있어야 우리가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온몸으로 겪은 정치인입니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은 이 의원이 민생정치를 펼쳐줄 것을 크게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역사는 일천합니다. 지금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국가 운영의 아젠다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겁니다. 지방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방의 정서를 읽어내고, 대변하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지역에서 주민과 호흡을 함께 했다는 점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저와 같은 풀뿌리 정치인들이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유신독재와 군부독재에 항거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기성 정치인이 되고 나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의원은 민주화 세대의 변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경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민주화 세대는 우리 역사에 있어 상당히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의식이 뚜렷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일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우리 역사상 그렇게 많았던 적은 없었지요. 지금은 그 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 의원의 입장에서 기존의 시민운동이나 재야 쪽에서 활동할 때와는 확연한 변화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요. 그만큼 책임이 많아진 거고 시대적인 책임에 충실하게 역할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뇌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요?"

-그런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변절이라고 보지는 않습니까?
"변절은 아니죠. 다만 국가 운영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역할을 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에서 살해된 김선일 씨 문제를 보더라도 우리 외교라인이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잖아요? 이런 외교라인을 개혁해서 전 세계로 확장해야 될 주체들이 우리들 밖에는 없다고 보는 거죠. 기존의 외교라인이라는 것이 친미주의자 중심으로 되어 있고, 모든 문제를 그런 고정된 시각에서 풀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민주화 세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민주화 세대라도 훈련해서 10년 후에 대안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을 말하는 겁니다. 민주화 세대 말고 그런 대안적 역사관을 가지고 미래를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하는 문제 제기이지요.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 젊은 의원들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전 세계적으로 정치외교 라인을 다원화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시도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고,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기다림이 있어야 할겁니다." (끝)

<국회=여의도통신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