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열린세상] 김정섭(환경예술가)

초여름 날씨가 무르익어 간다. 어떤 날은 한낮 기온이 30도 이상인 곳도 있단다. 아직은 냉방기나 선풍기를 틀기엔 이르지만 창문을 닫은 채로 살기엔 더운 날씨다. 창문을 열고 지내다 보니 별의별 소리를 다 듣게 된다. 행상인의 스피커소리, 자동차의 경적소리는 물론이거니와 근처 공사장에서 날아 들어오는 먼지도 만만치 않다. 거기다 아침 출근시간만 되면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경쟁이라도 하듯이 창을 넘어들어온다. 소리야 귀를 막으면 그만이라지만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일. 아침부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층간 소음문제로 이웃과 얼굴 한번 붉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심한 경우 소음으로 인한 우울증까지 겪는 사람도 있다. 여름이면 더더욱 심해진다. 아랫집 윗집 모두 틀어놓은 에어컨 실외기의 소음과 열기가 창문 너머로 들어오면 가뜩이나 더위로 인한 짜증에 신경이 곤두서버려 살의마저 일으킬 정도다. 아닌 게 아니라 층간 소음이나 냉방기 문제로 이웃 간의 피를 보는 경우도 간혹 뉴스에서 볼 수 있다 .

소음과 악취, 비산 먼지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생활 속 환경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정하고 단속반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에서는 생활 속 환경피해로 인한 분쟁을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인터넷 환경 분쟁조정위원회 운영하거나 ‘서울형 녹색기술 육성을 위한 R&D 지원사업’을 시행하여 미세먼지와 소음, 악취 등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적극 도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은 대기 오염이나 수질오염과 같은 것만을 환경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생활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바로 환경요소임을 인식하며 개선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인 규제나 제도 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면서 상대방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산에 올라가서 흔히 범하는 실수로 비교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소음 속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조용한 산에 올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야호’라고 외친다. 하지만 인간이 평소 접하지 않는 산속에서 살던 동물들에겐 이런 것들이 바로 소음이며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더욱이 번식기인 여름에는 번식에 큰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우리 인간 또한 마찬가지다. 나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함부로 일으키는 소음과 악취, 먼지 등은 바로 산속 짐승들에게 주는 스트레스처럼 이웃에게도 피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도하고 반복적인 소음이나 악취, 먼지 등은 인간의 육체적 건강과 정신건강 모두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 행복한 삶과 더욱 나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람들 각자의 노력만이 가장 큰 힘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