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감기로 병원엘 들렀을 때 한 여학생이 의사양반과 상담을하고 있었다."학교 가기가 죽기보다 싫어요"이것이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었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싫단다. 학교 가서 하루 종일 몇 마디 말만 하고 온단다. 자율학습 안하고 오는데, 그 말하러 담임한테 가기도 정말 정말 싫다는 것이었다.학교는 그렇다치고, 집에서는 어머니가 "학교 그만두면 모녀간의 연을 끊을 거"라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신다고 하지 뭡니까. 아버지는 "그것도 못 참아내고 무얼 하겠다는 거냐?" 며 짜증과 핀잔이 말이 아니시라고 했다. 때문에 지금은 아예 아빠 앞에서는 잘 다니는 척 한다는 것이다. 부모님 지론은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어디 취직을 하더라도 하기 때문에 졸업은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한 마디로 진퇴양난이다. 이런 한국에서 그 학생이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절대로 없다. 그러니 아무 것도 하고 싶은게 없고,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서슴 없이 내뱉는다.이 학생의 이름이 '은지'였는데 사회 부적응 환자라고했다. 남들은 다 견디는데 유독 은지학생만 그 감옥같은 학교환경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조카가 지금 고3이라 간접적으로 학교 분위기를 종종 전해 듣는다. 그때마다 학교가 한 마디로 개성과 자율성을 죽이는 현장임을 재확인 하곤 한다. 은지처럼 "나는 정말 학교가 싫어요"라고 강력하게 몸과 마음으로 주장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게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무 말 없이 학교를 다닌다. 지금 학교 분위기라면 적어도 3분의 2 이상은 불만을 토로해야 할 것 같은데....그러니 마음 한 구석에선 은근히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 것이다. 말 없는 다수의 그런 불만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불만은 파괴적 에너지이기 때문이다.어떻게 보면 은지는 다른 말 없는 아이들보다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아이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자기를 힘든 방법이기는 하지만 표현해 내고 있으니 말이다.기성세대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한 큰 죄를 짓고 있다. 위의 부모님들의 고정관념이 그것 중 하나이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기본체면인 세상을 누가 만들어 내고 있는가? 또한 그 놈의 잘나빠진 학교의 권위(시험성적, 진학율, 얼마나 공부를 시키는 학교인지....)는 누구를 위한 것들인가?아마도 이런 이야기는 이제 식상이 나서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상위 10% 학생들을 위한 학교라는 말 말이다. 그것도 문제인 것은 상위 10%에 드는 아이들이야말로 피동성에 완전히 물든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 문제는 더 심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대학에 진학해서 어떻게 공부를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교육현장에 몸담고 계신 분들은 그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지만....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사회를 삐딱하게 보고, 파괴하려 하고, 질서를 문란하게 하려는 십대들의 몸부림들도 어떻게 보면 억압된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답답한 마음을 간짃한 채 나는 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안찾기를 시작한다. 뭐 뽀족한 대안이 있으랴만은 가기 싫은 학교를 과감하게 그만두는 것은 어떨까?.....그래서 한둘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기도 하지만, 어찌 이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는가? 나는 다만 그런 방법을 택한 그 아이와 부모의 결단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면서, "잘 했다. 자율을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일찍 경험하게 되니 앞으로 잘 만하면 더 잘될 거"라고 용기를 북돋을 뿐이다.돈이라도 많다면 정말 그럴듯한 대안학교 하나 만들고 싶은 심정이다."그래도 용기와 희망을 잃어서는 안된다. 얘들아! 오히려 어려운 환경이 성장의 자극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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