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향의 30년 묵은 음악 장맛, 전국 맛보게 한다

[김훈동 칼럼]

 

▲ 수원예총 회장
"음악과 리듬은 영혼의 비밀 장소로 파고든다."고 플라톤은 말했다. 소리는 물체의 진동에 의하여 일어나는 음파가 귀청을 울려 일으키는 청각의 총칭이다. 귀에 들리는 소리뿐만 아니다. 마음으로 느끼는 소리도 소리다. 소리는 존재다. 어떤 소리든 그 자체로서 생명력이 있다. 소리는 우리를 침묵에서 탈출하게 한다. 소리가 가락이 되어 마음을 끌어당긴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이 1982년 창단되어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대도시를 여러 색깔로 물들이면서 음악은 관객을 기쁘게 하고, 그 관객의 감동은 꽃을 피워내는 멋진 마법을 발동하고 있다. 지난 4월 제주를 필두로 9개 도시 순회연주회를 펼치면서 그렇다.

 

김대진 상임지휘자가 만들어낸 형형색색의 소중한 빛깔은 사람의 마음을 물들이고 오만가지 생각과 느낌을 자아낸다. 대구, 창원, 부산, 울산, 광주를 거쳐 30년 묵은 수원시향의 음악 장맛을 오늘 저녁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주시민에게 맛을 보여준다. 김대진 상임지휘자는 ‘건반 위의 진화론자’라는 음악계의 평가처럼 최정상의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수원시향 정기연주회를 통해 정식 데뷔했다. 그는 늘 시민관객들을 음악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고달픈 일상에서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고 꿈을 영글게 한다.

시간의 예술인 클래식음악은 귀에서 그 맛과 멋이 변해간다. 해마다 서울 ‘예술의 전당’ 대표 프로그램인 ‘대한민국교향악축제’에서 유료관객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연주력을 갖춘 실력 있는 교향악단이다. 수원에만 국한되어 움직이는 시향이 아니라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향으로 비상(飛翔) 중이다. 전국 대도시 순회연주회를 통해 최정상급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진면목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수원시는 연간 87억 예산으로 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으로 구성된 시립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문화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여 사람중심의 문화관광 명품도시 실현을 위해서다. 연간 125회에 걸쳐 연주회를 갖고 있다. 특히 올해 5억3천만 원의 예산으로 펼치고 있는 전국순회연주회도 앞으로 두 차례만 남겨 놓고 있다. 7월과 10월 중에 자매도시인 태안과 포항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끝끝내 긴장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티켓 판매와 VIP초대 등을 통해 관람자수가 6백여 명에서 1천여 명을 약간 웃돌 정도다. 콘서트홀의 점유비도 지역에 따라 40~85%였다. 지방신문 문화면에 공연리뷰가 실린 경우마저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기획이 잘못된 듯하다. 홍보를 맡은 기획사의 책임으로만 덮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여 진다. 전국순회연주회의 성공 여부를 관객숫자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공연장소 섭외를 하는 등 철저한 사전·사후 기획이 이루어졌다면 어느 정도는 좌석을 채울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다. 공연 지역에 따라 클래식 팬들이라고 모두 능통한 자는 아닌 다음에야 진입 장벽이 있게 마련이다. 시향은 악기와 현(絃)들의 소리로 만족한 감상이 이뤄져야 한다. 깊은 소리의 맛과 느낌이 전해져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줘야 한다.

오케스트라는 그 지역의 음악적 저력과 저변을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음악가는 백조다.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물 밑에서 끊임없이 물장구를 쳐야 하는 백조처럼, 무대 위에서 한껏 우아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무대에 서기 직전까지 행여 음표를 잊지 않을까 근심하고 치열하게 땀 흘려야 한다. 진심을 보여주는 유일한 순간은 무대 위에 서 있을 때뿐이다. 연주자도 모든 것을 잊고 자기 자신을 완전히 받쳐야 한다. 순간의 환희를 표현하기 위해서 모든 걸 내던진다. 그래야 관람하는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도시들은 모두 나름의 개성과 역사를 지니고 있다. 수부도시-수원은 한없이 넓고 다양한 예술적·문화적 토양을 일궈오고 있다. 수원 시향의 30년 묵은 음악 장맛이 전국 대도시 순회연주회를 통해 강점(强點)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