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상황실, 생사를 넘나드는 그들의 절규

[열린세상] 선희석(수원소방서 119상황실 지방소방장)

 

소방서의 모든 현장활동은 119상황실의 신고접수로부터 시작된다.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소방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의 고귀한 현장활동에 대한 성패 여부는 전적으로 119상황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119상황실에 근무하는 우리 상황요원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끼며 이 시간에도 상황모니터 앞에 앉아있다.

 

수원소방서 119상황실에는 하루 1300여 건의 화재 및 재난사고에 대한 신고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어떤 신고 한 건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한 건 한 건마다 신속·정확하게 상황을 관리하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상황요원들은 상황데스크에 앉아 연신 무전기와 전화통을 붙들고 전투 아닌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전투라는 말은 꼭 전쟁터에서 총을 들고 싸우는 것만이 전투가 아니고 어떤 일에 매진하여 목숨을 걸듯 혼신의 힘을 다할 때에도 좋은 의미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119상황실에 근무면서 상황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전투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쉽게 튀어나온다. 24시간 불철주야가 따로 없이 누군가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하기에 119상황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현재 수원시는 인구 110만이 넘든 대규모 도시이다. 인구 110만이 넘는 대도시의 하루 신고접수 건이 하루평균 1300여 건을 넘어서고 있으며 우리는 5명이 교대로 상황을 처리하고 있으니 하루에 1인당 약 260건의 신고를 받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고의 종류도 다양화되어 화재·구조·구급출동을 비롯하여 동물구조, 벌집제거, 등 각 종 생활민원까지 소방서비스의 영역은 넓어져만 가고 있다. 시민들의 생활저변 깊숙한 곳까지 119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은 이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소방의 수요가 증대된 것은 사고 발생 시 시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 소방이며 이러한 119에 대한 믿음과 변함없는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 소방이 이만큼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119상황실! 생사를 넘나드는 낯선 대화들에 때론 119상황근무자들의 머릿발이 서기도 하지만 지금 걸려온 단 한 통의 신고전화가 나의 가족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119 상황실 근무자 및 현장을 나가는 모든 소방대원들은 오늘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119신고전화! 평생을 살아도 한두 번 이용할까 말까 하는 그들의 숨 막힌 절규를 보다 겸허하고 신속하게 처리하여 시민의 고귀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피해를 줄이는 데 일익을 담당하며 시민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하기 위해 오늘도 수원소방서 119상황실은 분주하지만, 저 멀리서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하루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