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여름 불청객 파리 박멸법을 소개합니다

[김영조의 우리문화편지]

파리 사러 다니는 승목사


“무관 아무개가 공주목사가 되었는데 삼복에 파리가 많은지라 양이 이를 싫어하여 아전으로부터 기생과 종들에 이르기까지 매일 아침 파리 한 되를 잡아 바치게 하고 이를 독촉하니 위아래 할 것 없이 다투어 파리를 잡느라 쉴 겨를이 없었다. 이리하여 주머니를 가지고 파리를 사러 다니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을 파리 승(蠅) 자를 써서 승목사(蠅牧使)라고 불렀다.”

위는 조선 전기 문신이며 학자인 성현(成俔)의 수필집 ≪용재총화(慵齋叢話)≫에 나오는 글입니다. 성현(成俔)은 세조 때 급제하여 대제학에 오른 학자요, 정치가로 그가 지은 이 책은 조선 시대 수필문학의 백미(白眉)라는 평가를 받지요.

그는 평생에 열 가지 맹세를 했는데 “하늘을 공경하고〔敬天〕, 홀로 있을 때 삼가하고〔愼獨〕, 마음을 바로 가지고〔正心〕, 욕심을 적게 가지고〔寡慾〕, 과오를 고치고〔改過〕, 수치를 알고〔知恥〕, 검약을 지키고〔守約〕, 간단하게 행동하고〔行簡〕, 사람 얼굴을 썼으면 사람의 짓을 하여야 하고〔踐形〕, 예를 회복한다〔復禮〕”는 마음으로 살다간 사람입니다.

그가 지은 ≪용재총화≫ 는 고려에서 조선 성종 대에 이르기까지의 민간 풍속이나 문물제도 *문화 *역사 *종교 *예술 등 당시 사람들의 삶을 골고루 다루고 있어 민속학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구비문학(口碑文學) 연구 자료로 활용되지만 승목사 같은 재미있는 내용이 많으므로 무더위에 원두막에서 파리를 쫓으며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