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과거 보수의 잘못 사과해야”

[인터뷰] ‘합리적 진보’의 전도사 자처한 남경필 의원

   
   ▲ 남경필의원 인터뷰 ⓒ 김진석 기자
하안거를 맞은 정치권이 ‘사상논쟁’으로 연일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취임 직후 제기한 ‘국가정체성’ 논란에 대해 여권은 ‘신색깔론’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여야간 뜨거운 논쟁의 한 가운데, ‘사상논쟁’의 필요성을 제기한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27일 국회의원회관 410호실에서 만났다. 

남 의원은 최근 열린우리당을 향해 합리적인 ‘사상논쟁’이 필요한 시기라며 제대로 된 논쟁을 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 의원은 “사상 논쟁을 색깔론으로 치부하는 여권의 태도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사상논쟁은) 국적불명의 진보의 길이 맞느냐, 아니면 합리적 보수의 길이 맞느냐를 검증하는 것이다”라고 사상논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이념논쟁이 낡은 것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한번쯤 제대로 된 이념 논쟁을 필요할 때가 왔다”라며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 김진석 기자
“우리나라의 정치는 제대로 된 이념 논쟁이 없이 사안에 따라 정책을 내놓은 포퓰리즘으로 흘러왔다고”고 진단한 남 의원은 “이제는 정치권이 자기 정체성에 입각한 정책을 펼치고 이에 따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정치권이 쏟아놓은 각종 정책들을 ‘반창고 정책’이라고 표현한 남 의원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내부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반창고 정책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 제기된 이념논쟁이 보수세력들이 진보 세력을 탄압하는 데 이용됐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남 의원은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우리 사회의 좌파 대 우파, 진보 대 보수의 비율은 반반이다”라고 진단한 남 의원은 “지금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좌파를 억압하기 위한 이념 논쟁이 가능한 시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 보수 세력이 (진보세력에 대한) 사상문제 제기는 떳떳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과거의 ‘이념논쟁’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했다.
남 의원은 “지금은 보수 세력의 재건설(reconstruction)이 필요한 시졈이라며 합리적 보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보수는 보수 스스로 정체성을 재정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보수의) 잘못된 부분은 de-construction(해체)이 필요하다”고 과거 보수 세력의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남 의원은 “보수는 과거의 보수의 행동에 대해 자기반성과 사과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에서 대해서도 “과거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박 대표가 유신의 ‘그림자’를 털고 가야 한다는 당내의 지적에 동감을 표시했다.
남 의원은 “박 대표의 사과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은 후 “당 대표로서 과거 한나라당의 잘못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표는 가깝게는 5.6공 시절의 과오에 대해, 멀게는 3공화국에 대해 반성을 해야 한다“며 유신의 ‘그림자’ 청산을 주장한 남 의원 ”보수세력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는 점에서 과거의 과오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과거사 반성의 범위를 확장했다.

   
   ⓒ 김진석 기자
하지만 친일진상규명법에 대해서는 "친일진상규명은 반드시 되어야 한다”면서도 조사 대상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남 의원은 “과거 친일의 문제 역시, 보수의 입장에서 스스로의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과거를 모두 잘못된 것으로 파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합리적 보수는 과거의 공을 60~70%, 과를 30~40% 정도로 보고 과오를 고쳐 나가는 것”이라며 과거사 해결의 문제도 ‘합리적 보수’라는 틀로 재단했다.

남 의원은 “여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뺄 수도 있다고 한 것처럼 조사 대상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는 정치공작적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특히 친일진상규명에 대해서는 법 적용 범위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사 대상을 소위 이상, 면장 이상 등으로 미리부터 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힌 남 의원은 “어떤 범위까지 과거사를 청산할 것이냐에 대한 국민적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못박았다.
특히 현행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친일진상규명법이 ‘처벌’보다는 ‘역사적 진실’ 밝히기에 중점을 두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를 밝히는 것 자체가 곧 처벌”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남 의원은 “과거를 다 밝히는 것은 곧 한 개인의 명예에 대한 문제가 아니냐”며 “과거의 모두 공개되는 것 자체가 처벌과 같은 효과”라고 밝혔다.
또한 “친일진상규명법 의 본질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여권이 진실을 알자고 하자는 것 아니냐는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친일진상규명법의 조사 대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과거를 모두 뒤집는 것은 퇴행적 진보”라며 “이렇게 정략적으로 과거를 문제 삼는 것은 수구적 좌파의 태도”라며 최근 여당의 태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

남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해 NLL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 여당의 대응 방식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남 의원은 “(한나라당은) 국군이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NLL 침범이라는 더 큰 문제가 있는데도 자꾸 국군의 잘못을 부각시키는 여당과 정부의 태도가 오히려 문제다”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 김진석 기자
또한 “현 정부는 남북화해라는 것을 교조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남북화해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 의원은 “중요한 것은 남북화해가 아니라 통일이 되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 남북이 통일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최근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보안법 개정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 의원은 특히 “현행 국가보안법을 형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보안법의) 내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국가보안법 폐지 불가론을 펼쳤다.

또한 “현재 북한은 적과 통일의 동반자라는 이중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이런 전제 조건이 하에서 국가 보안법은 폐지보다는 개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