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복날 풍습 (1) 초복 - 높은 누마루에 오르거나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다

[김영조의 우리문화편지]

피서라 하여 멀리 떠나는 지금 사람들과 달리, 가까운 곳에서 더위를 이겨내다


오행설에 따르면 여름철은 화(火)의 기운, 가을철은 금(金)의 기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복기간은 가을의 금 기운이 땅으로 나오려다가 아직 화의 기운이 강렬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때입니다.

그래서 엎드릴 복(伏) 자를 써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합니다. 찬 기운은 없고 불기운만 성한 계절은 생각만 해도 덥습니다. 이럴 때 옛 선비들은 높은 누마루로 올라갔지요.

먼지도 하나 없고 이끼도 하나 없이 也沒塵埃也沒苔
청옥(靑玉)과 백옥으로 누대를 지었어라 靑瑤白玉做樓臺
불이 남은 부엌에선 단약(丹藥)이 한창 익어 가고 火殘藥

竈        
丹應化
그늘 구르는 소나무 단엔 학이 아직 보이잖네 陰轉松壇鶴未廻
이런 선경(仙境)에서야 삼복더위가 얼씬하랴 洞府堪逃三伏暑

선조 말 문인 최립(崔岦 1539~1612)의 《초미록(焦尾錄)》에 보면 ‘선경에 서면 삼복더위도 얼씬 못한다’는 시가 나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옛사람들은 탁족(濯足)도 즐겨 했는데 말 그대로 발을 물에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것이지요.

일제강점기인 1923년 8월 1일자 《개벽》 제38호 <서울의 녀름>에 보면 “土曜 日曜 가튼 날에는 京城 人士들이 或은 妓生을 싯고 或은 2, 3友로 作伴하야 數업시 몰려간다. 아마 그 中에 가장 代表的인 곳이 淸凉寺일 것이다. 淸凉寺라면 일홈은 시언하게 들리지마는 其實 그다지 淸凉한 데는 아니라. 洪陵의 樹林과 交通이 便한 것이 그리로 사람을 끄는 모양이다. 紫霞門이라야 알아듯는 彰義門을 나서서 洗釰亭의 濯足도 녯날에는 꽤 有名하엿스나 只今 採石場 때문에 殺風景이 되어서 別로 가는 이가 업는 모양이다”라고 하여 세검정 계곡에서 탁족을 즐겼다는 글이 보입니다.
어느 시대건 더위를 식히기 위한 지혜는 있기 마련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