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방차가 달려가는 곳이 우리 집이라면…

[열린세상] 이영철 수원소방서 현장지휘과

일상의 뉴스 속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첫머리를 장식하는 기사가 바로 화재사고이다. 작년 한 해 경기도 화재발생현황을 살펴보면 1만 명 기준 화재발생건수가 2.73건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0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경기도는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어 타 시도보다 화재가 많이 발생되고 있다. 타 시도에 비해 많은 화재가 발생하는 경기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는 필자는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면 항상 “조금만 빨리 화재현장에 도착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화재는 초기 5분간 화재의 성상이 급격하게 진행되므로 초기 5분은 사람의 생사와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화재 초기 5분의 현장 활동에 소방작전의 성패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서에서는 현장에 도착하는 기준시간을 5분 이내로 정하고 매 출동 시마다 1분 1초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5분 이내에 화재현장에 도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출동 중 소방차에 길을 양보하는 시민은 일부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출퇴근길 교차로 꼬리 물기 운행으로 양보마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소방차 통행곤란은 단순히 큰길에서 끝나지 않는다. 골목으로 접어드는 순간 숨이 턱 막힌다.
 
여기저기 불법 주·정차 된 차량 때문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심한 경우는 현장에 접근하지도 못하고 멀리서 수관을 연장하여 소방공무원들이 화재현장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분 내 화재현장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초과하여 도착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런 실정을 극복해 보고자 소방서에서는 의용소방대원들과 합동으로 시민의 통행이 잦은 큰 교차로나 전통시장과 노후주택단지 등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과 소방통행로 확보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차사정이 열악한 주택가 골목, 상점, 가판이 즐비한 재래시장이나 눈에 띄는 주변 곳곳이 홍보 대상이지만 캠페인보다 국민 스스로 소방차 5분 이내 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소방차량 통행로는 항상 확보되어 있어야 하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소방차 통행에 방해되는 이면주차 등은 성숙한 시민정신을 발휘하여 자제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그리고 운전 중 소방차 경광등과 사이렌을 보고 듣는다면 일단 비상등을 켜고 길옆으로 파양해 주기를 바란다.
 
지금 소방차가 달려가는 집이 나의 집이고, 달려가는 구급차가 내 가족을 위한 출동이라고 생각을 하자. 시민의 성숙한 안전의식이 선행되어야만 소방차가 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고 5분 이내에 도착하여야 나와 우리 가족을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상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