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갔어도 수도이전 찬성했을 것"

[심재덕 의원 인터뷰 전문 1]

수원일보는 김진표, 심재덕, 남경필, 이기우 의원 등 수원출신 국회의원 4인을 차례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기우 의원에 이어 심재덕 의원이 두 번째로 우리의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8월 3일 오후 의원회관 206호에서 진행된 인터뷰 전문을 두 차례로 나눠 여기 소개한다.

-수원시장이 아닌 국회의원으로 보낸 지난 두 달간의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땠습니까.
"아래만 보고 일할 수 있는 것이 시장의 일이라면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나라 발전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겠죠. 시장 시절에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조직에 얽매여서 일을 했는데, 지금은 구속력이 없다보니까 조금은 자유분방해요. 그러다 보니 솔직히 낯설긴 하죠.(웃음)"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초선의 신선함으로 열심히 일할 것"

-말 그대로 '초보 정치인'인데 당내에서 어떻게 정치활동을 펼치실 계획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선수가 높아질수록 일을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우리당 의원 중에 3분의 2가 초선입니다. 그들이 기존의 정치관행과는 다른 톡톡 튀는 생각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잖아요. 과거 정치는 보스정치, 계파정치 아니었습니까? 보스가 돈과 공천을 주고 내 사람으로 만들어서 계파를 만들고 말이죠.

지금은 이런 관행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봅니다. 상큼하다고 해야 할까요. 정치가 깨끗해지고 있는 거죠. 저는 인구 1백만의 도시에서 세 번씩이나 입후보해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게 다 일종의 부채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일로 승부를 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초선이 가진 신선함으로 열심히 일할 생각입니다."

-개원 직후 벌어진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 등으로 17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큽니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데요.
"체포동의안 부결만 놓고 본다면 당론을 정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당론을 하나로 모으기보다는 의원들이 '프리 보팅'(Free Voting)을 하게 한 것은 잘했다고 봐요. 솔직히 그 사건 하나만 볼 때는 개인 인권 침해라는 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죄인이 아니죠. 덮어놓고 잡아 가두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봅니다."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지신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우리 정치가 처해 있는 현실, 국민의 바람 등을 생각해서 체포동의안 가결에는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의 미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요. 의원들 각자가 소신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지요. 그리고 당시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들도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반성하는 계기가 돼지 않았을까요."

-당론에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않겠다는 말인가요?
"무조건 따르지 않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당론이 국가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따라야겠지요. 하지만 그 판단만큼은 제가 하겠다는 겁니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아니다'라는 판단이 든다면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지방자치라는 하체를 튼튼히 키워야"

-지방자치 행정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셨습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지방자치 모델이 있습니까?
"저는 한 국가를 골프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골프 클럽과 팔은 중앙정부죠. 골프 공은 시책이고요. 상체는 중앙정치, 머리가 대통령이라면 지방자치는 바로 다리입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지방자치의 논리입니다. 다리가 약하면 우리 몸 전체가 흔들리듯이 지방자치가 약하면 나라가 바로 못 갑니다.

대통령 한 명이 바꾸면 나라 전체가 홍역을 겪잖아요. 그래서 더욱 다리가 튼튼해야지요. 우리나라는 대통령만 바꾸면 모든 것이 다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예속화하려는 마인드가 바뀌어야 진정한 지방자치, 지방분권이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수도권이 앞장서서 반대하고 있는데요. 지역에서도 반대 의견이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솔직히 관심을 안 가지고 있었다고 해야 되나요. 호주에서도 시드니와 멜버른의 수도 유치가 뜨거웠잖아요. 행정수도 이전이 어렵고 힘든 문제임에는 틀림없죠. 하지만 현재 인구의 50%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수원 같은 경우만 봐도 이의동에 2만 세대, 서수원에 1만 세대 해서 10만 명이 늘어난다고 하잖아요. 동탄도 개발한다고 그러죠, 화성도 그렇고요.

이런 점에서 경기도의 인구 압박은 심각한 수준이죠. 그래서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죠. 말 그대로 국토가 건축물에 의해 침식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환경, 교통 문제는 누가 책임지죠. 고속전철 광명역사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5천억원을 투자해서 지었는데 흉물이 됐잖아요. 책임질 사람은 다 그만두고 뒤에서 이 쑤시고 있지 않습니까. 수도권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정부의 모든 시설이 서울에 있기 때문 아닌가요?"

-행정수도 이전에는 돈이 많이 들고, 지금은 경제위기 해결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좀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국이 1930년대 대공황 때 어떻게 했습니까. 대규모 국책사업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요. 수도권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당리당략적인 면에서 접근하면 안 되죠. 제가 이곳저곳 다녀보면 지방이 너무 주저앉았습니다. 지방자치도 그렇고 지방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만약 야당 의원이라도 행정수도 이전은 추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할 겁니다."

* 인터뷰 전문 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