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는 김진표, 심재덕, 남경필, 이기우 의원 등 수원출신 국회의원 4인을 차례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기우 의원에 이어 심재덕 의원이 두 번째로 우리의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8월 3일 오후 의원회관 206호에서 진행된 인터뷰 전문을 두 차례로 나눠 여기 소개한다.
-앞에서 수도권 과밀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질문을 드립니다. 수원 지역에도 최근 개발 바람이 거셉니다. 지역개발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원천이나 광교 부근 같은 경우에는 그린벨트나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수 십년 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의 원성도 높고요. 저는 개발과 발전이 등식관계를 성립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개발이 곧 발전은 아니라는 거죠.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후손에게 큰 죄 짓는 일도 비일비재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원지역 인구가 1백4만입니다. 저는 녹지공간을 건드리지 않고 인구도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시장 시절에 계획했던 것이 원천동에 국제회의장과 전시장, 영상테마파크를 건설하려고 했던 것이죠. 현재처럼 전국 단위 개발이 아니라 구역별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이죠. 수원, 오산, 화성을 하나로 해서 개발하고 의왕, 과천, 군포, 안양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 개발을 하는, 그런 원칙이 필요합니다. 각 구역별로 발전할 수 있는 원칙이 개발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구역별 개발을 말씀하셨습니다. 시장 재직 시절에도 오산, 화성, 수원을 하나의 지역으로 묶는 '수원시 광역화' 문제를 거론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2003년도 수원시 예산 중에 3천억원이 도세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8백억원만 교부받고 나머지는 경기도에서 가져갑니다. 오산, 화성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재정 문제도 광역화 하는 데 고려가 됐습니다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이 세 지역이 문화의 뿌리가 같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모두 수원군 아니었습니까? 이제는 수원시의 숨통을 풀면서 화성지역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를테면 수원에 더 이상 집 짓지 말고 화성, 오산에 짓자는 것이죠. 그러면 자연히 광역화되지 않겠습니까. 오산, 화성, 수원을 잇는 광역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될 시기가 왔다고 봅니다."
"유신이 올바른 민주주의 발전 퇴보시켜"
-최근 국가정체성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뜨겁습니다. 국가정체성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제가 어려운데 무슨 정쟁이냐고 하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과거 영국 대처 수상이 정권을 잡고 강한 개혁드라이브를 걸었을 때 그 성과는 5년 정도 후에야 나타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2년도 안 됐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제를 우선시 해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개혁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경제와 개혁,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경제만 너무 앞세우면 개혁이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지금은 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죠. 제가 이 당에 들어올 때는 노 대통령이 진정한 지도자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과거 정치는 보스정치, 계파정치 아니었습니까, 그러다 보니 차떼기도 하고…. 노 대통령은 당근을 갖고 있느냐? 저는 없다고 봅니다. 과거 더러운 정치판에서 대장 노릇도 못해 봤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신이 있는 겁니다. 대통령이 풋내기 검사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뭔가 큰 뜻이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2월에 미국에 갔을 때 심사모(심재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기자 주) 회원들이 다른 데는 다 가도 열린우리당에는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웃음)
하지만 저는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이것이 국가의 미래다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나라가 바로 설 기회다. 열린우리당에 입당해서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데 기여를 해야겠다. 과거 정치는 권총을 가지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시작만 좋았지 결과는 어떻습니까. 물질적 풍요는 이뤘죠. 하지만 올바른 민주주의 발전과 정신문화는 오히려 퇴보하지 않았습니까? 권총이 아니더라도, 가만히 놔둬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을 정권이 오히려 눈에 보이는 효과만 만들어낸 꼴이 됐습니다."
"경제문제로 개혁의지 퇴색되면 안돼" 
▲ 심재덕 의원 ⓒ 김진석
-야당의 제기하는 국가정체성 논란보다는 군사정권이 우리 사회에 미친 악영향을 먼저 혁파해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제 생각은 조금 힘들더라도 분명 이번 기회에 나라의 기틀을 다져야 되겠다, 경제는 두 번째다, 개혁의지가 결코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과거 우리 사회가 힘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면서 병이 들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을 겪으면서 힘 가진 사람이 만능이라는 생각, 물질만능주의만 팽배하게 만들었습니다.
70년대 초에 박정희 대통령이 소비가 미덕이 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소비가 결코 미덕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 국민들을 가지고 시장판 야바위 하듯이 정치한 것 아닙니까. 과거 유신 시절에 득을 본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 안 할 겁니다. 작은 희생 없이는 큰 과제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와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진행하고 지방은 지방대로 튼튼하게 자리를 잡을 때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 의원을 두고 '고집과 소신의 정치인'이라거나 '탱크 같은 추진력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와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적을 많이 받는 부분인데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자체가 눈가리개를 하고 뛰는 경주마였죠. 옆을 보지 못하고 목표만 향해 뛰는 경주마요. 그 과정에서 저를 도와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혜택 받지 않았죠. 가끔은 주위로부터 섭섭하다는 이야기도 듣긴 하는데….(웃음) 그래도 제가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청와대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과의 대결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로가 상대를 향해 '거대 언론의 횡포'와 '언론을 핑계의 도구로 삼는다'고 공격합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도 두 신문(조선일보, 동아일보)을 구독합니다.(웃음) 양측 모두 자신의 논리만을 펴는 것보다는 국익이 어떤 것이냐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의 역할이나 정부의 역할, 두 가지 모두 중요하죠. 지금 보면 대통령이 코너에 몰린 느낌이 들어요. 사실 그렇기도 하고요. 정부가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가 있죠. 하지만 언론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사소한 것 가지고 트집을 잡고 뻥튀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죠."
-안티조선 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조선일보도 정도를 넘어서는 부분이 없지는 않죠.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국익 차원에서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신문이 보다 잘 해줘야 되지 않을까요?"
-판단을 조금 꺼리시는 느낌인데요?
"허허허(심 의원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정당공천 배제가 나의 소신"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활동하시게 됐습니다. 임기 동안 목표로 삼은 일이 있습니까?
"첫째는 지방자치가 성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정당공천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치적 소신입니다. 그래야만 중앙정치와 중앙정부의 예속을 피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많은 회유에도 불구하고 (시장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것이기도 하고요. 또 현행 단체장의 연임을 금지하고 있는 것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단체장의 선수를 제한하는 것은 잘못이죠. 국회의원은 선수 제한이 없지 않습니까?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을 지역주민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 표본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화성 성역화 사업도 더불어 추진하고 싶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