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대한항공은 비정규직과 실업자를 생각하는 아량을 보여주길

대한민국의 보통 국민 중에 이 두가지를 묶어 이런 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릴 마음을 가질 만한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

더구나 대한민국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다는 LG정유 노조원들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누가 믿겠는가.

LG정유는 국내 제조업 최고 수준의 임금(평균연봉7~8천만원)만이 아니라 대학까지 자녀 학비 전액 지원, 골프연습장·테니스장·야외수영장을 갖춘 사택단지 무료 입주 등 후생복지 혜택 등을 누리고 있다. 이들이 누리고 있는 처우를 전해 들으면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 직원들은 무슨 천국(天國) 소식이나 듣는 듯한 기분일 것이다.



이제 세계로 열린 한국 경제구조 속에서 이런 LG정유 노조의 근로윤리에 대한 최종적 징벌은 글로벌 시장(市場)이 내릴 것이다. 언젠가 LG정유는 세계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고, 그때 LG노조원은 최악의 근로윤리에 대한 최고 처벌인 실직(失職) 선고를 받게 될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기장과 부기장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평균 연급여가 각각 1억1000만원, 8100만원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기장의 연급여는 지난 99년 7200만원에서 4년 만에 53%가 늘어났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약 9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한항공 노사는 현재 6일을 시한으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노조측은 기장과 부기장의 임금을 각각 연 1250만원과 520만원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620만원과 340만원을 제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특히 ‘조종사 노조를 위한 기금 50억원의 공제회 설립’까지 요구하고 있어, 어느 한쪽이 크게 물러서지 않는 한 극적인 합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가결한 데 반해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는 3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부결시켰다. 이들 두 노조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우리 노조가 회사 상황과 사회 상황을 두루 고려해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한껏 고무돼 있다. 반면 대한항공 노조의 한 간부는 두 회사 노조의 상반된 투표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노 코멘트”라며 입을 닫았다.

두 회사 노조의 투표 결과는 각 회사의 사정과 노조의 요구 조건, 협상 과정 등이 서로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장은 이 모든 것들을 감안해 줄 만큼 친절하지 않다. 적어도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는 파업하는 회사, 노사관계가 불안한 회사는 원인과 이유를 불문하고 환영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