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고구마가 흉년에 부모를 배부르게 합니다

[김영조의 우리문화편지]

구황식물의 양반 고구마를 먹으며

 
지금 고구마는 간식으로 즐겨 먹지만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었습니다. 이 고구마의 어원은 어디서 왔을까요? 조선 후기의 문신 조엄의 《해사일기(海槎日記)》라는 책에는 “대마도에는 ‘감저’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일본 한자어로 효자마(孝子麻)라고 하며, 그 발음을 고귀위마(高貴爲麻)라고 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고귀위마가 고구마로 변한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설명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토란, 감자, 고구마’ 따위를 ‘이모(いも)라고 부르는데 원래 고구마는 약 2,000년 전부터 중*남아메리카에서 재배한 것으로 봅니다. 이 고구마가 지금의 오키나와인 류큐(유구왕국, 琉球王國)을 거쳐 17세기 전반에 일본으로 들어와 규슈 남부 사츠마(薩摩) 지방에서 대마도까지 퍼진 것이지요. 이런 고구마는 흉년에 가난을 구제하는 요긴한 구황식품이었습니다.

“칡덩굴로 피해를 본 산림의 면적은 줄잡아 15만ha. 산림청은 전국 도로변과 생활권 주변부터 대대적인 칡덩굴 제거작업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한때 구황식물이자 약재로 애용되던 칡이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라고 전하는 어느 뉴스에서도 ‘구황식물’이란 말이 나옵니다.

구황식물 중 고구마, 감자 같은 것은 양반 축에 끼며, 칡뿌리, 도라지뿌리는 물론이고 참나리 줄기, 무릇, 피, 아카시아꽃, 쑥 등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구황식물이었으며 심지어는 강아지풀도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별미로 고구마를 먹지만 고구마에는 배고프던 시절의 아픔이 배어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고구마를 거둬들일 철이로군요. 고구마를 먹으며 부모님을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