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칼럼]

수원시내 곳곳에 4.5평방미터를 점유하여 구두수선대를 운영한다. 물론 수원시의 허가를 받아 자리 잡은 위치마다 다르게 점용료를 낸다. 적게는 5만원 많게는 50여만원을 납부한다.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허가 없이 설치하여 운영하는 이들도 있는 듯하다. 현재 150여명이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70여명의 회원이 구두 닦음 행사에 나섰다. 이날 염태영 시장도 구두 닦음 행사에 참여하여 이들을 격려하고 금일봉을 전달했다. 국정감사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국회의원도 참여하여 힘을 보탰다. 나눔의 미담은 언제나 푸근하다.
우리는 남몰래 선행을 베푼 환경미화원과 주차관리원 등의 미담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다. 결코 넉넉지 못한 형편임에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몫을 쪼개어 내놓은 사례다.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야기한다. 그 행보가 더할 나위 없이 빛나고 기대되는 이유다. 나눔에 대한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삶은 쉽지 않다. 이번 구두 닦음 행사도 내 벌이를 제쳐두고 온종일 봉사한다는 것은 뜻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된 이들이다.
사회는 기득권층의 도덕적 의무, 즉 노블래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때 비로소 건강해진다. 나눔의 삶은 세상을 이롭게 한다. 행복한 하루를 위해 회원들이 구두닦기로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모였다. 한마음 한 뜻을 모은 행사는 이들에게 특별히 가슴에 남을 것 같다. 나눔과 기부는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눔 문화가 다양한 직군(職群)에 걸쳐 확대되길 기대한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모여 자신들보다도 더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해마다 나눔 문화를 실천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시민 개개인도 나눔이 평생습관으로 몸에 익혀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보다 훈훈해지고 살맛나게 된다. 오가는 시민들의 공감도 뒤따라야 했다. 발걸음을 멈추고 구두 닦기 의자에 앉아 이들의 따뜻하고 선한 마음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나는 스스로를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위대해지고자 노력하는 동안만큼은 위대한 시간을 보냈다.” 미국 제33대 트루먼 대통령의 말이다. 구두 닦음 행사에 기꺼이 참여한 ‘수원시 자립직업청년회’ 회원들은 이 순간만큼은 위대한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위대해지려고 노력한 이 순간은 값진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이 가을이 가면 추운 계절이 다가온다. 요즘 물가도 오르고 서민경제가 어렵다. 점점 따뜻한 손길이 더 필요한 때다. 나눔을 펼쳐갈 동행이 많아지면 좋겠다. 동행이란 어감은 참 좋은 말이다. 욕망을 채우느라 삶을 잃어버리지 말고 세상을 위해 헌신·봉사하는 동행자가 늘어가야 한다. 구두 닦음 행사에서 보여준 귀중한 시간, 귀중한 만남, 귀중한 사랑에 대하여는 반드시 에누리 없이 그 값이 치러 질 것이다. 나눔의 아름다움은 서서히 조금씩 드러난다. 서서히 드러나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더 깊이 다가온다. 더 많은 나눔 행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