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알고 들으면 재미있는 판소리 (2) 사설

[김영조의 우리문화 편지]

해학과 눈물, 성적 놀음 그리고 남성다운 매력까지

"우는 놈은 발가락 빨리고, 똥 누는 놈 주저앉히고, 제주병에 오줌 싸고, 소주병 비상 넣고, 새 망건 편자 끊고, 새갓 보면은 땀때 띠고, 앉은뱅이는 택견, 곱사동이는 되집어 놓고, 봉사는 똥칠 허고"

이것은 판소리 '흥보가' 중 배꼽잡고 웃는 '놀부 심술부리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판소리는 기막힌 해학이 있지만 판소리가 해학뿐인 것은 아니고, 다음의 '심청가' 중 '심청이 뱃사람들을 따라 인당수로 가는 대목'처럼 눈물을 삼키는 것도 있지요.

"선인(船人)들을 따라간다, 선인들을 따라간다. 끌리는 치맛자락을, 거듬거듬 걷어 안고, 비같이 흐르는 눈물, 옷깃이 모두가 사무친다. 엎어지며 넘어지며…."

또 춘향가 가운데 사랑가는 다음처럼 질펀한 성적 농담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마도 내 사랑아 네가 무엇을 먹을랴느냐…. 저리 가거라 뒷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그런가 하면 '적벽가'처럼 씩씩하고 우렁찬 소리도 있습니다. 이처럼 판소리는 사설을 알고 들으면 참 재미가 있는 음악입니다. 판소리뿐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는 어렵다고 외면하지만 말고 알려고 노력할 때 그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