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 날을 잊어서는 안된다

[열린세상] 이의상(수원보훈지청 보훈과 실무관)

6·25의 포성을 기억하는 이는 이제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저 영상과 사진으로만 우리는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알고 있을 뿐. 하지만 6·25전쟁은 실제 일어났었던 전쟁이고 그로인해 아직도 상처와 고통을 안고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리고 동족상진의 비극 역시 그저 사진 속의 일은 아니다. 쓰라린 전쟁의 참상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으며 근래에 들어서만도 제1·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으로 북한의 도발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해를 지키던 천안함 폭침으로 인해 온 국민은 다시 한 번 끝나지 않은 전쟁의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곧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은 지 2년째 되는 날이 다가온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마치 마른하늘의 날벼락과 같았다. 북한의 해안포와 곡사포 공격으로 인해 시커먼 연기와 지축을 뒤흔드는 포성 속에 연평도는 전쟁터로 변해 버렸다.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까지도 우리는 현재 종전이 되어 영구한 평화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휴전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던 사건이었다.

2년 전 북한의 연평도를 향한 무차별 포격으로 우리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은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도 2명이나 사망했다. 남북 간 교전 중 민간인이 사망 한 것은 6·25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혈육을 잃은 아픔은 유족 당사자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었다. 조국수호를 위해 희생된 그들은 우리의 귀한 친구이자, 아들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조국의 평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젊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 불과 2년 전이지만, 길거리에 늘어서 있는 겉모습만 멋스럽고 거창하게 포장해 둔 빼빼로 들이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뺏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정작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들은 그런 허울만 좋은 것들에 가려져 잊혀가는 것 같다. 부디 많은 국민이 연평도 2주기를 기억하고,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는 중앙행사에도 관심을 가져 많은 참여를 보여주길 바란다.

행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각자 잠시나마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해병 장병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민간인 희생자에게는 정중한 조의를 표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연평도 순직 장병의 사이버 분향소를 찾아 감사의 한마디를 남기는 것도 좋겠다. 지금 이 순간도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젊음을 바치며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