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첫 개강을 하는 날, 남창동 마을주민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다른 동네주민들을 합쳐 60여 명이 몰려왔다. 앞으로 12번의 시론 강의가 진행되어 시를 알고 시를 짓는 주민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 중에는 석 달 후 좋은 작품으로 문단에 시인으로 등단하는 주민도 나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최 교수는 “초심을 잃지 말고 끝까지 가야 한다. 강의에 열심히 집중해야 한다. 시작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며 “꽃을 보고 아름답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다.”고 참가한 주민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로 말문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최 교수의 군더더기 없는 강의와 질문에 대한 알기 쉽고 명쾌한 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이다. 그는 시론 강의뿐만 아니라 시를 쓰게 하는 교수로 정평이 나있다. 지금까지 100여명의 문하생인 시인과 문학평론가를 배출했다. 시 강좌에 중견시인과 문하생 등이 함께 참여하여 최동호 시창작교실의 빛을 더 발산시킨다.
문학가는 훌륭한 문화자산이다. 글 한 귀퉁이에 있는 내력을 보고 이를 관광자원화 할 정도로 가치가 높다. 최근에 인천에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 선생의 발자취와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북 카페’가 세워진다. 그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를 읽다가 약력에 인천에서 2년간 살았다는 내용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계기가 됐다. 그가 살았던 집과 유사한 형태의 한옥을 리모델링해 내년에 ‘박경리 북 카페’를 개점할 계획이다. 박경리 작가의 고향은 경남 통영이다. 강원도 원주에 토지문학관이 있다. 당시 22세 젊은 새댁이던 그가 주안염전에 취직한 남편을 따라와 살면서. 평소 책을 좋아해 고물상을 돌며 헌책을 수거해 인천 배다리에 헌책방을 열었다는 것이다.
최동호 교수의 시 창작교실도 좋은 자산이다. 이런 맥락에서 수원시에서도 성공적인 문학교실이 되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 도시의 아름다움은 절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인하여 드러난다. 아무리 아름다운 산과 물도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 뛰어난 인물을 만나고 또 그들이 남긴 문화유산이나 족적이 있어야 세상에 이름을 알릴 수 있다.
요즈음 시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무려 7년 만에 시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등장했기에 그렇다. 류시화 시인의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이 출간 2주 만에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셀러 10위를 기록했다. 서점가에서는 특별한 일이다. 그동안 시의 빈자리를 ‘무언가 성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자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가 채워져 왔다. 시시각각 생존경쟁에 내몰려 시를 읽을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했던 사람들이 다시 시를 찾는 서정시대의 귀환인 듯 해 반갑다.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수원은 인문학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창조력은 인문학에서 나온다. 예술의 종가(宗家)는 문학이다. 문학은 삶에 대한 희망과 힘을 북돋아 준다. 문화국민이 되는 요건은 GNP가 아니라 그 나라 모든 국민들이 하루에 ‘시 한 편씩 접할 줄 아는 행위’라고 석학들이 말했다. 문학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인의 소원은 가르치는 일, 쾌락을 주는 일, 또는 그 둘을 아울러 하는 일이다.’라고 했다. 최동호 교수가 펼치는 남창동 주민과 함께하는 ‘시 창작교실’이 좋은 결실을 거두길 바란다.
[김훈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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