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창구는 기관의 얼굴이다

[김훈동 칼럼]

▲ 수원예총 회장
수원시가 민원행정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경기도가 주관한 고객중심의 민원행정 서비스제고를 위한 경진대회에서 거둔 성과다. 시정의 상징은 민원처리다. 수원시는 365민원실을 설치하여 언제든, 어떤 문제든 담당자와 관계없이 시민이 원하는 행정서비스를 펼쳐왔다. ‘기다리게 하는 행정’이 아닌 ‘원스톱 맞춤형 스피드행정’이라는 공공기관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각인 시켰다.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365일 제증명서 발급, 생활불편제로팀 신설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했다. 바쁜 출퇴근길에도 편리하게 민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수원역에도 민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원실은 시민과 소통하는 가장 가까운 접점(接點)이다. 민원을 해결하면서 시민이 받는 감동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도 전이된다. 그래서 민원창구는 중요하다.

 ‘여보세요, S전자 누구입니다. 수리하여 보내드린 전자기기는 이상 없으신지요?’ 엊그제 눈이 많이 와서 서비스센터에 맡겨놓았던 전자기기를 찾아오지 못했는데, 직접 가져다주었다.  얼어붙은 눈 때문에 고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 배달서비스까지 해 준 것이다. 며칠 후 이상여부를 묻는 전화까지 왔다. 그 어느 것도 친절만큼 힘세지 못하고 그 어느 것도 진정한 힘만큼 친절하지 못하다. 고객감동의 한 예다.

수원시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S자동차 정비센터에서 겪은 일이다. 승용차가 이상이 있는 듯 느껴져서 정비센터에 들렸다. 정비사가 이곳저곳을 점검하더니 ‘시간이 걸릴듯하니 차를 두고 내일 오라’는 것이다. 1~2시간이면 되겠지 하고 들렸는데 난감했다. 몇 시간 후에 약속도 있고 해서 마음이 급했다. 정비사에게 ‘단골고객인데 시내까지 태워다 주는 서비스는 없나요?’하고 물었다. 별도로 운행하는 차편은 없는데 사무실에 문의해 보라고 한다. 1층 사무실에 책임자도 있고 해서 요청을 했다. 이곳은 시내버스편도 불편하고 택시도 자주 다니지 않는 곳이다. 직원이나 책임자 누구도 반응이 없었다. 사무실 벽면에는 ‘서비스 제도개선’이라는 제목 아래 ‘빠름서비스, 정확서비스, 믿음서비스를 구분하여 추진상황을 적어 놓은 게시판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구호뿐인 고객만족서비스다. 무지 화가 났다.

2층 고객대기실 안에 있는 소장실을 녹크 했다. 마침 누군가 나오길래 ‘소장님 이신가요?’그렇다고 하며 용건을 물었다. 자초지종을 듣고 나더니 잠시 있으라며 소장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고객대기실 입구벽면에 고객만족헌장이 걸려있다. "S자동차는 고객으로부터 시작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난 약속 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마침 다른 고객이 타고 온 택시가 있어 그걸 타고 정비센터를 빠져나왔다. ‘손님, 어디계세요. 시내 가실 승용차가 준비됐어요.’ 중간 지점쯤 지날 때 책임자의 다급한 전화였다. 소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인다. 뒤늦게 전화를 받았지만 입맛이 씁쓸했고 무척 마음이 상했다.

세계가전제품시장에서 브랜드 순위 1위는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하이얼 그룹’이다. 하이얼 냉장고는 3년 연속 세계1위, 세탁기는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망해가던 기업이었다. 지난 해 매출만도 우리나라 돈으로 약 27조 원이다. 하이얼이 이긴 이유는 고객에게 디테일(detail)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가전제품이 고장 난 고객의 집을 방문할 경우, AS직원은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신발싸개, 세탁기나 냉장고 받침 보자기, 걸레 등을 모두 준비해 간다. 고객의 집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다. 이처럼 하이얼은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을 쓰는 디테일한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우뚝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이얼의 모든 직원이 마치 본인이 CEO인 것처럼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한다. 자신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여기며 일하는 사람은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좀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수익을 올리려고 고민하기 마련이다. 창조적으로 일하는 조직이다.

상냥하게 말한다고 해서 혀를 다치지 않는다. 민원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국내외기업사례에서 보듯 민원창구에서 100-1=99가 아니라 제로다. 지속적으로 민원인의 편의 시책을 추진하여 온갖 민원이 단번에 해결되는 가장 모범적인 수원시민의 창구로 발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