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습의 세 가지 스타일에 주목하라

[열린세상] 민병소 (기)감리회 수원남부교회 담임목사

오늘날에 와서 문제시되어 성토하고 있는 교회세습을 일반적으로는 혈연관계의 세습(아들이나 사위)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현실적 사례들을 주위깊게 살펴보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기상천외한 교묘한 스타일들이 또 있다. 이 스타일들이란 바로 영향력 세습을 말한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는 혈연세습도 영향력 세습에 포함된다.

따라서 영향력 세습에는 혈연세습 이외에 두 가지 스타일 더 있는 바, 하나는 인간관계의 세습이고 다른 하나는 재단법인 세습이다. 인간관계의 세습은 전임자에게 인간적으로 종속적인 인물을 후임자로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혈연세습에서 만큼 효과적인 것은 못 되어도 전임자가 후임자를 자의적으로 리모컨을 가지고 로봇 같이 조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고 있다. 이것 역시 비성서적이고 불신앙적인 처사이다.

재단법인 세습은 대단히 고차원적인 교묘한 스타일으로 재단 법인을 설립해 놓고 원로목사는 이사장으로 앉아있고 이사들을 친인척으로 진(陣)을 처 놓은 것을 말한다. 이런 경우에 교회의 후임자는 앵무새로 빛 좋은 개살구이다. 이 스타일은 초대형교회들이 선호하고 있는 바, 특징은 철두철미 가문의 영광을 대대손손 누리고자 하는 왕국체제로 되어 있다는 데 있다. 이 재단법인 세습이야말로 세습 스타일들 중에서 최악의 사례로서 구조악의 전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일언해서 영향력 세습은 수렴청정 목회인 셈이다. 이 영향력 세습주의자들은 한결같이 기독교 TV매체들(CBS, CT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습성이 있다. 그 만큼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TV에 나와 그렇게들 설교를 하고 있음이다. 이 경우의 설교는 기득권 보호와 현상유지를 위한 외침에 불과한 것이 된다. 

교회는 원로목사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따라서 퇴임한 원로목사는 마땅히 해당교회를 떠나도록 법 개정을 전반적으로 해야만 한다. 말하자면 세습문제는 세습 자체를 탓하기에 앞서 세습의 원인을 제거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에큐메니컬(Ecumenical) 차원에서도 숙고해야 할 셩직계승의 세계성에 속한다.

미국의 연합감리교회(UMC)와 장로교회(PCUSA)는 퇴임한 전임자가 해당교회를 떠나도록 법으로 규정해 놓았다. 이것은 전임자의 온갖 영향력 세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분명한 것은 영향력 세습은 전임자가 자신의 목회 기간을 종신토록 연장시키려고 발버둥치는 욕망의 부산물이라는 사실이다.

만일에 본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서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출석하고 있는 담임목회자가 교회를 세습해 주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지 혹은 없는지를 냉엄하게 판단해 볼 수 있는 성숙한 지혜가 필요하다. 없다면 존경하라. 만일에 있다면 어떤 스타일의 세습에 해당되는가를 점검하고 확인해 보라. 그와 같은 의식 없이 마냥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바로 그 그리스도인은 맹목적인 신자로서 젖 먹으며 기저귀 차고 다니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히 5:12∼6:2).

이제는 신앙생활을 무슨 분위기나 감정에 치우치는 세상의 풍조에 따라 할 때가 아니다. 근신하고 깨달을 때이다. 이에 분명한 바는 그 같은 의식있는 깨닫음은 순간적으로 찾아 온다는 사실이다. 신앙생활하면서 적어도 깨달음 없는 좀비(살아있는 시체)는 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우리 주위에 좀비와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