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율, 수원 유권자의 자존심의 지표였다

[김훈동 칼럼]

▲ 수원예총 회장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 주일이 됐다. 선거는 끝났지만 고단한 현실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이번 대선에서도 드러난 구태를 보면 여전히 한국의 정치는 중병(重病)에 걸려 있다. 정치가 건강해져야 한다. 투표는 중병에 걸린 정치에 새 살이 돋아나라고 침을 놓는 일이다. 투표율이 중요한 이유다.

이번 전국 투표율은 75.8%로 17대 62.9%보다 12.9%P 높아졌다. 지난 전국 투표율은 14대는 81.9%, 15대 80.7%, 16대 70.8%였다. 수원시는 16대 69.2%, 17대 60.9%, 18대76.1%였다. 이번 대선에서 수원시의 투표율은 지난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때 기록했던 것보다 월등한 15.2%P 높아진 수치다. 구청별 투표율을 보면 영통구가 79.6%로 가장 높고 장안구 77.6%, 권선구 74.3%,로 그 뒤를 이었고 팔달구가 72.4%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경기도의 경우는 전체 평균 75.0%다. 도내 31개 시?군중에서 수원시보다 높은 투표율은 보인 곳은 의왕시 79.1%, 군포시 79.0%, 안양시 78.3%, 광명시 78.0%, 고양시 76.4%, 용인시 77% 등 6개시가 수원시 투표율보다 0.3~3%P가 높았다.

어느 후보자나 정당이건 간에 투표율은 중요하다. 투표란 국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그리고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투표율은 대의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투표율 저하는 책임정치를 무색케 하고 간접민주정치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는 국정 참여를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민주주의 근간이다. 링컨은 투표용지를 탄환에 비유했다.

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경기도의 수부도시가 아닌가. 대한민국 기초단체가운데 제일 인구가 많은 도시다. 투표율이 전국 평균이나 경기도 평균보다 각각 0.3%P, 1.1%P 높은 수치다. 다행이다. 평균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라면 되겠는가? 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표가 지니는 정치적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투표는 성스러운 권리이자 의무다. 대한민국의 앞날은 바로 투표한 시민이 가른다.

어느 지자체는 투표율 꼴찌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나타났다. 투표 인증샷 손님에게 모든 메뉴를 10% 할인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무료영화 관람, 바나나 우유 제공 심지어는 개신교 목회자도 교인들을 대상으로 투표 인증샷을 가져오면 축복기도를 해준다고 투표 이벤트를 마련하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수원시도 염태영 시장이 대선 투표율이 75%를 넘으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겠다고 시민들과 약속을 할 정도였다. 염 시장은 지난 일요일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유권자 투표책임은 매우 무겁고 크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행사가 아닌가. A.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다. 투표는 개개인의 행위이겠지만 그 성격은 공공성을 가진다. 매슬로우의 ‘인간욕구 5단계이론’으로 보면 현재 대한민국 국민은 대부분 4단계 존중의 욕구와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단계에 올라 있다. 투표를 통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 이번 대선뿐만 아니라 모든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날씨 탓을 한다든가 아니면 정치판 탓 등을 이유를 들먹이며 투표하지 않는 시민은 민주시민의 자격이 없다. 소중한 한 표가 사표가 되는 일이 없도록 어쨌거나 투표는 해야 마땅하다. 한 표가 모여 미래가 결정되기에 유권자들의 한 표를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물론 기권도 하나의 의사표현 방식이기는 하지만 냉소주의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차선’ 또는 ‘차악’의 선택도 정치적 힘을 보태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투표율이 낮아지면 결국 당선자의 대표성이 떨어져 떳떳하게 국민을 대변할 수 없다. 국민의 의지를 알 수 없는 후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게 되는 꼴이 된다. 누구를 지지하던 모든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가야할 당위성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실질적인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에 그렇다. 대선 투표율 76.1%는 수원 유권자의 자존심의 지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