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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호와 여기산, 특히 서호의 수질은 녹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조현상이 심각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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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호의 수문근처 오염상황. 차마 눈뜨고 볼수 없을 만큼 오몀물질로 뒤범벅이 돼 있다. | ||
수원팔경의 하나인 '서호'가 오염중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농촌진흥청 옆에 위치한 서호는 18세기 조선조 정조대왕이 화성축성과 함께 가뭄극복을 위해 만든 저수지. 전체 면적은 0.29평방km, 둘레 길이는 약 3km에 달한다.
해질 무렵 저수지 수면에 비치는 여기산의 모습이 절경을 이뤄 '서호낙조'(西湖落照)란 이름이 붙었으며, 이는 수원팔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이 서호가 주변지역 택지개발로 인해 오염에 노출되면서 최근 심한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등 수질오염이 최악의 상황에 달해 수질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녹조 낀 물 위엔 각종 쓰레기 둥둥... 시궁창 냄새 진동
기자는 며칠 전 서호의 오염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서호공원을 찾았다. 주변에 사는 일부 주민들이 나와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서호공원은 주민들의 유익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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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관계자가 수질검사를 위해 오염이 심한 저수지 물을 채취하고 있다. | ||
공원을 지나 서호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자 저수지 안쪽에서 풍겨오는 역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저수지 물은 한눈에 봐도 오염 정도가 심각했다. 마치 진한 녹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저수지는 녹조로 뒤덮여 있었다. 물 위에 2대의 풍력수질개선장치를 띄워 놓은 것으로 미뤄 물 속은 이미 부영양화가 심화된 상황임을 짐작케 했다.
서호의 오염상황은 남서쪽 방향 수문이 있는 '축만교' 쪽으로 나올수록 더욱 심각했다. 녹조가 덮인 수면 위에는 수초와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 넓은 '오염 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때마침 농촌진흥청 직원 10여명이 나와 오염물질을 걷어내기 위해 갈퀴질을 하자 역겨운 시궁창냄새가 진동을 했다.
수문 아래 서호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옆으로 흐르는 배수로 바닥은 마치 녹물이 쌓인 것처럼 붉은 퇴적층을 이룬 가운데 성분을 알 수 없는 폐수가 서호천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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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작물시험장 옆 배수로는 붉은 퇴적물이 쌓인 채 성분을 알 수 없는 폐수가 서호천으로 흘러들고 있다. | ||
수인산업도로가 지나는 서둔교 옆에는 수원시가 설치한 오염상황표지판이 보였다. '현재 이 하천의 오염도는 환경기준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10PPM 이하'라고 적혀 있었지만 월별 오염도를 표시하는 난은 빈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서호 상류 쪽의 오염상황도 하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까맣게 썩은 물이 악취를 풍기며 서호로 흘러들고 있었다.
농민회관으로 통하는 '새싹교' 아래에 설치된 2개의 수중보 사이로 상류 쪽의 하천 물이 계속 유입되고 있었지만 물 위로 끊임없이 기포현상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윗물도 아랫물도 모두 썩어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호 주변은 말 그대로 곳곳에 쓰레기 천지였다. 특히 축만교 아래를 비롯해 서호 동쪽 공원과 맞닿은 호안 블록 위에는 PT병, 각목, 맥주병, 우유팩, 모자, 부탄가스통 등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또 공원 주변 쓰레기를 수거한 마대자루들이 호안 블록 위에 볼썽사납게 방치돼 있고 심지어 깨진 정화조까지 버려진 상태였다. 서호 남쪽 제방(축만제) 아래와 농진청 작물시험장 취수탑 아래도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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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호 상류 수중보 위쪽 물도 까맣게 썩어있다. 이썩은 물은 그 아래 녹조로 뒤덮인 서호로 흘러든다. | ||
이 날 서호 취재현장에서 만난 수원시의회 이재식 의원(권선동)은 서호의 수질오염상황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자신의 지역구는 아니지만 서둔동 주민의 얘기를 듣고 서호의 오염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나왔다는 이 의원은 "서호의 수질오염이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며 "시의회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서호는 국가공유재산으로 농촌진흥청이 소유권을 갖고 있으나 수원시가 지난 98년 서호공원을 조성하면서 저수지 수질관리를 맡고 있다.
상류지역 오폐수 유입이 원인…5급수 이하로 수질 악화
'서호낙조'를 연출하던 서호가 이처럼 오염중병에 걸려 '서호녹조'로 전락한 원인은 상류 쪽에 위치한 공장지대와 아파트단지에서 배출한 오·폐수가 그대로 유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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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호 동쪽 호안 볼록 위에 각종 쓰레기를 담은 마대자루들이 볼썽사납게 방치돼 있다. | ||
그 후 수원시는 지난 200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서호천 상류지역에 오·폐수 차집관을 묻어 생활하수와 공장폐수의 서호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또 서호에서 500여m 위쪽에 있는 화산교 상류부터 정자동 동남보건대 지점까지 약 3.8㎞구간을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한 상태다.
그러나 서호천과 합류하는 영화천 등 부근 하천에 대해서는 오·폐수 차단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대량의 오·폐수가 그대로 서호천으로 흘러들면서 서호의 수질오염을 가중시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원시는 또 지난 1997년 예산 수십억 원을 투입해 서호의 호안 및 수문 정비사업을 벌인 데 이어 1998년 서호 주변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놓았으나 정작 썩어가는 서호에 대해서는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서호의 수질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공업용은 물론 농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오염됐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수원 수성고 자연과학부장이던 강창수 교사(생물담당·현 용인 서원고 재직)가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6월 서호의 가장자리 5곳을 대상으로 수질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76ppm을 기록하는 등 5급수 이하의 등급 외 수질로 나타났다. 등급 외 수질이란 공업용은 물론 농업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오염된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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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호공원 옆 나무 뒤에는 깨진 정화조까지 버려져 있다. | ||
농진청·수원시 "수질오염 개선대책 세우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도 서호 수질오염문제가 불거지자 서호의 수질개선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시는 우선 서호 수질오염방지 대책으로 현재 영화천 일부 구간에서 장안구 화서2동 코오롱아파트 앞 서호천으로 생활하수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최근 별도의 오폐수 차집관 매설공사를 완료했다.
이어 서호 수문 아래 서둔교-고색동 평고교까지 2㎞ 구간을 2005년까지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장안구 천천동 SK공장 옆 샘내교-이목동 이목교에 이르는 상류구간에 대해서도 연차별로 예산을 확보해 자연형 하천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서호 상류지역인 수원성교회 근처에 2006년까지 중간하수처리장을 건설해 서호천으로 유입된 오·폐수를 이곳에서 정화한 뒤 맑은 물을 서호로 흘려보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원시는 예산문제를 이유로 현재 수질오염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서호에 대해서는 준설계획 등 구체적인 오염개선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서호의 수질은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