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종교를 관조하는 태도가 다르듯이 삶의 태도 또한 추구하는 접근 방법이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종교학 주류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 가지 유형의 삶의 태도를 중심으로 개설해 보기로 한다. 이 세 가지 유형은 기복형-구도형-개벽형을 말한다. 이 기본적인 세 가지 유형은 정신적 동기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표출시켜 준 것이다.
기복형(祈福型)은 생존동기로 배 부르고 등 따뜻한 삶을 추구하므로 말미암아 오로지 현세적인 조건에서 만족을 느끼는 삶을 산다. 이에 구도형(求道型)은 자아완성을 위해 진리를 추구하며 삶의 현세적인 조건에 대한 깊은 각성을 한다. 동시에 고행도 마다하지 않으며 극기를 통한 엄격한 도덕생활도 감내한다. 반면에 개벽형(開闢型)은 황금시대를 갈망하는 가운데 현존사회에서 야기되고 있는 일련의 문제에 대한 각성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그래서 종종 급진적으로 사회개혁을 주도하기도 한다.
이 기복형과 구도형과 개벽형의 3대 동기는 사실 인간의 종교적 염원의 3대 범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 3대 동기들 중에서 교회세습을 하는 형태는 어떤 동기에 속하는 것일까. 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기복형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기복형이란 것이 생존동기로 배 부르고 등 따뜻한 삶을 추구하는 현세적인 조건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망의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대로 교회세습을 하는 것 자체가 자기와 자신의 가문을 위한 생존동기의 발로로서, 아주 극단적인 이기주의 심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슨 이유로 유독 한국교회에서 만이 그토록 교회세습이란 것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것일까. 이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험적 현세주의(experiential realism)’라는 한국인의 정서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 정서를 뚜렷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샤마니즘(巫敎)인데, 이 샤마니즘이 기복을 내장하고 있는 한국인의 기층종교라는 종교사적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교회의 일부 목회자들이 교회세습을 옹호하고 주도한다는 불명예는 그들 스스로가 정예전통(elite tradition)으로서 기복형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이제 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구도형과 함께 개벽형으로 까지 발돋음하는 신앙의 모본을 보일 때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복형적인 교회세습을 중단하지 않고 자행하고 있다면, 그런 목회자는 한국교회를 샤마니즘화시키고 있는 굿판의 무당인 셈이 된다.
잘 아는 대로 굿판의 무당은 개인적인 이기주의 심성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무당의 모든 생각과 행위는 온통 자기 위주의 경제(Egonomy) 논리에 빠져 있다. 이런 맥락에서는 교회세습주의자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교회는 모든 신자들의 공유경제(Wegonomy)의 공동체인 것을 깨닫는 발상의 전환이 요청된다.
[열린세상] 민병소 (기)감리회 수원남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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