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현재 미국과 중국 등 9개국과 벌이고 있는 쌀 수입개방 재협상이 WTO 농업협정상 시한인 올해 안에 타결되지 않을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까? 지난 9월 21일 국회 농해수위가 주최한 '쌀 재협상에 관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통상법 해석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여의도통신이 토론내용을 긴급공수했다.(편집자)
지난 9월 21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광원)가 주최한 '쌀 재협상에 관한 토론회'에선 쌀 재협상이 올해 안에 타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가 쌀 수입개방을 자유화, 즉 '관세화'를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자동적으로 발생한다는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우선 농림부와 일부 전문가 등은 우리나라가 94년 당시 쌀에 대한 관세화 유예조치를 인정받은 것은 '예외적' 사항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WTO 농업협정의 일반적인 정신에 따라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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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오후 국회 농림해양수산휘 회의실에서 쌀 재협상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 김진석 | ||
윤장재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WTO협정상 일반원칙에 의거해 실질적인 합의 없이 협상시한이 만료될 경우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원칙"이라며 "DDA(도하개발아젠다)의 시한연장에 따라 쌀 협상 시한도 연장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WTO 협정을 잘못 해석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정영진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도 "관세화 유예에 대한 WTO 농업협정의 조항은 '제한적이고 조건적인 예외' 부분으로 그 해석이 가급적 좁고 엄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일반원칙인 관세화의 원칙이 우선한다"며 "관세화 유예협상이 실패한 경우 특별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관세화로의 이행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또 "관세화 유예에 대한 WTO 농업협정 부속서 5의 8, 9, 10항은 관세화 유예의 연장 협상시한 및 협상조건, 미타결시 관세화 이행 등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협상 종료에도 불구하고 관세화로 자동 이행하지 않을 경우 WTO에 제소돼 대응수단이 매우 협소해지는 등 국가적으로 매우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민단체 대표들과 송기호 변호사 등은 협상시한이 완료되도 즉각 관세화 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며 자동으로 시한이 연장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 변호사는 "이른바 '예외조항'을 엄격하고 좁게 해석해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일반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WTO의 판례에 어긋난다"면서 "WTO의 EC-호르몬 사건의 판례 및 옥스퍼드 대학 출판 국제통상법 교과서, US-Shrimps사건의 판례를 볼 때 쌀의 예외적 품목 인정은 관세화의 일반원칙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관세화 의무 발생 주장은 법개정과 관련돼 우리나라의 주권을 침해할 뿐더러 비엔나협약과 국내외 다수설에도 위배되고 WTO 농업협정상의 여러 조항에 위배된다"면서 "따라서 상대방의 무성의하거나 고의적인 협상지연으로 올해 말까지 타결되지 않을 경우 개도국 대우 여부 및 쌀 관세 감축의 폭과 방식 등이 결정돼 관세화의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DDA 타결 때까지 협상을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하고 패널로 참가하기도 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위원들은 "송 변호사의 주장을 검증, 각국과의 양자협상시 적극적인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여의도통신=김봉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