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쓰러진 국가보안법 폐지 기수

23일 오후 6시 11분.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김 의원을 실은 구급차 앞에는 기자들의 몰려 들었다. 119 구급대는 몰려드는 기자들을 향해 "안정이 필요합니다. 비켜주십시요."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는 아직 의식을 차리지 못한 김 의원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 한나라당 김용갑의원이 5분 발언을 하기전 [국가보안법 결사반대]라는 종이 피켓을 단상 앞에 붚이고 있다. ⓒ 김진석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제발 노무현과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정신을 차리고...."라고 외치다가 본인이 정신을 놓아버린 김용갑 의원.
한나라당 내에서도 국가보안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될 때조차 '국가보안법 폐지 절대 불가'를 앞장서 외쳤던 김 의원이 말을 다 잇지도 못한 채 쓰러진 것이다.

본회의장의 동료의원들은 김 의원이 갑자기 쓰러지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의사 출신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의무실로 실려간 김 의원을 서둘러 찾았다.

'고혈압성 뇌증'이라는 것이 김 의원을 진찰한 의료진의 판단이었다. 순간적으로 고성을 지르다 혈압이 과도하게 높아진 것이 '졸도'의 원인이었다.

김 의원이 의무실로 향하자 30여명이 넘는 기자들은 국회 의무실을 앞을 지키며 상태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그 누구도 생각못한 '돌발 변수'였다.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라는 '강경보수'의 양대 산맥의 '졸도'에 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분명했다.
기자들은 들 것에 실려 구급차에 후송되는 김 의원을 쫓아가며 상태를 확인하기에 바빴다.

불과 20여분 전. 김 의원은 어렵게 얻은 5분 발언 기회를 십분 활용하려는 듯 '국가보안법 폐지 절대 불가'를 외쳤다.
지금 시점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하는 것은 김정일만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발언 요지였다.

   
▲ 한나라당 김용갑의원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에 대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김용갑의원이 갑자기 머리를 만지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김용갑의원이 쓰러지자 국회 지권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뛰어나와 감의원의 상태를 확인한 후 부축하고 있다. ⓒ 김진석

'국가보안법 폐지'='북한의 대남전략'이라는 그동안의 반대 논리에서 단 한치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었다.

본인의 '우국충정'이 과했을까, 아니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철없는' 대통령과 일부 의원들에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발언 때문이었을까.
김 의원은 발언 도중 맥을 놓고 쓰러졌다.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면 조선노동당 2중대 1소대 정권이 될 것이다"라고 2년전 극언을 퍼부었던 김 의원.
거침없는 논리를 펼치던 김 의원의 이날 본회의 발언은 그때에 비해 단 한발자국의 논리 진전도 보지 못했다.

'졸도'했던 김 의원이 정신을 차리자 제일 먼저 한 말은 '미안하다'였다. 발언을 다하지 못하고 나와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말은 세월이 흘러도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어야되는 국민들에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해프닝으로 끝난 '강경보수 졸도' 사건은 이렇게 막이 내렸다.

<여의도통신=김동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