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동 향원아파트 재개발 '삐걱'

개인소유부지 매입소송 및 관련법 변경으로 재개발 늦어져 조합원들만 ‘답답’20층으로 재개발돼도 24평 소유자가 33평 분양 받으려면 8,500∼9,000만원 부담해야

인계동에 위치한 향원아파트의 재개발이 조합측과 1,400여평 부지 소유자와의 공방, 그리고 재개발 관련법 변경 등으로 늦춰져 조합원들만 답답해하고 있다.

또 현재 조합에서 시에 요구하고 있는 용적률 280%에 20층 높이로 재개발된다고 해도 24평 소유자가 33평을 분양 받으려면 8,500∼9,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2,000∼3,000만원을 더 투자해야 하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 250%, 15층 높이)으로 최종 확정될 여지도 남아 있어 조합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부터 조합원들의 신뢰 잃어

최초 향원아파트 재개발조합(조합장 문모씨) 승인인가는 97년 2월에 났으나, IMF로 인해 해당 건설사에서 보류했었다. 또 2002년 11월에는 현재 조합장(윤모씨)으로 조합장이 변경됐다.

2002년 11월 조합장이 바뀐 후 바로 1차총회가 열렸다. 당시 조합은 용적률 280%로 설계해 신동아건설과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건설사 선정을 보류시켰다.

2003년 1월에 다시 열린 2차총회에서는 조합에서 제시한 신동아건설이 건설사로 확정됐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 조합원은 “조합에서 ‘향원아파트 재건축사업 공동시행 약정서’와 ‘재건축 사업 시공자 입찰서 작성 지침'을 임의로 만들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건설사가 있다 해도 조합에서 인정하는 건설사 외에는 공개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2년 9월 28일에 작성된 ‘향원아파트 재건축사업 공동시행 약정서’ 6조(시공사 선정)를 보면, ‘조합의 임원 및 대의원과 토다건설은 협의하여 대한건설협회 지정 2002년도 시공순위 1∼30위내 또는 1군이나 우수한 건설회사를 선정해 조합 총회 결의에 따라 확정키로 한다’고 되어 있다(토다건설은 이 약정서에서 인정한 공동시행자다).

또 2002년 12월 6일 제작된 ‘재건축 사업 시공자 입찰서 작성 지침’의 내용을 보면, ‘향원아파트 사업 참여시 조합과 공동시행자(토다건설)가 체결한 공동시행 약정서를 인정한다’고 되어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 시와 조합은 개인소유부지 확보를 위한 소송에 시일만 허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개인소유부지 확보를 위한 소송에 시일만 허비

향원아파트 재개발을 위해 필요한 총 사업부지 6,300여평 중 700여평에 해당하는 A씨의 개인소유부지를 시에서 확보하기 위해 걸었던 소송도 문제가 됐다.

A씨는 향원아파트 인근에 1,400여평에 달하는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 1,400여평의 부지는 원래 향원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소유였지만, 경매로 내놓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A씨가 소유하게 됐다. 그중 700여평 정도가 재개발을 위해 필요한 부지에 속해 있었다.

조합은 이 땅을 포기하고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이 땅을 사서 부지를 넓힌 후 재개발사업을 추진해야만 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에서 시에 ‘A라는 개인이 자신소유의 부지를 팔지 않아 재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정서를 넣었으며, 시는 ‘향원아파트를 지은지 20년 이상 됐기에 아파트내 도로부지에 대해서는 기부체납을 받아도 된다’는 판단 하에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조합은 이 소송에서 시가 승소했을 경우, ‘시에 다시 시효취득 소송을 제기해 땅을 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는 문모 조합장 시절인 2001년 2월 ‘새롭게 생성되는 공공시설(향원아파트 내 도로시설)은 관리청에 무상귀속 시킬 수 있다’는 근거(도시개발법)에 의거, A씨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을 냈다. 하지만 2004년 8월 긴 소송 공방 끝에 A씨가 최종 승소했다.

승소이유에 대해 A씨는 “향원아파트가 79년 준공되기 이전인 75년에 이미 도로계획이 준비된 상태였고, 이 도로를 피해 향원아파트가 준공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 윤모 조합장은 A씨를 ‘알 박기(땅값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팔지 않는 것)’라고 비하했고, A씨 역시 ‘내 땅을 조합에서 공짜로 먹으려고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개인간 감정싸움으로 확대되기도 했었다.

현재 이 1,400여평의 부지는 재개발사업자가 8억5,000만원에 사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용적률 280% 및 20층으로 재개발된다고 해도 24평을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이 33평을 분양받으려면 8,500∼9,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구단위계획 미결 및 국민임대주택 등 조합원들 부담은 갈수록 증가

소송으로 인해 재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2002년 12월과 2003년 7월에, ‘교육청의 요구에 따라 재개발아파트단지 내에 학교부지를 마련해야 하는 근거법안(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과 ‘300세대 이상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입안권자는 시장으로, 지정권자는 경기도지사로 변경한 근거법안(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각각 신설 적용됨에 따라 재개발 확정이 더 늦춰지고 있다.

학교부지는 교육청과 협의가 끝났지만, 용적률 280% 및 20층 높이로 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관련 조치들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시의 2차심의를 마친 상태이지만, 조합에서 요구하고 있는 사항(용적률 280% 및 20층)이 도시계획심의위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시에서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다시 도에 지구단위계획을 신청해 최종 승낙을 받아야 한다.

명규환 시의원에 의하면 “현재 향원아파트에 대해 심의를 하고 있는 심의위원들은 지역정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의위원들이 말하는 저밀도와 친환경 모두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적용에는 문제가 있다”며 “서민들이 살던 아파트를 재건축할 경우에는 몇 개 동만이라도 20층으로 층수를 올려주는 등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신규로 건설되는 아파트라면 몰라도 서민들이 살아가던 아파트를 재개발하는 데에 일률적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조합에서 요구하는 사항(용적률 280% 및 20층)대로 재개발된다고 해도 24평을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이 33평을 분양 받으려면 8,500∼9,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며, 제2종일반주거지역(250%에 15층 높이)으로 확정될 경우에는 2,000∼3,000만원 정도가 더 추가된다는 것이 명 시의원의 주장이다.

한편 내년 3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국민임대주택 관련법도 재개발아파트 조합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이 적용될 경우 아파트를 재개발할 때 30% 정도의 임대주택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조합원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