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서 '병' 얻는다

환자 상당수 수퍼 박테리아 위험 노출, 이기우 의원 "병원감염 대책 마련해야"

국내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병원 내 감염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원 내 감염의 주범으로써, 감염됐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내성율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12일 질병관리본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 국내 중환자실에서 확인되는 황색포도상구균 중 MRSA 내성율이 91%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로 대형 종합병원 내에서 감염되는 MRSA는 항생제에 내성이 강해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감염되면 폐렴을 비롯해 패혈증, 골수염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일명 '수퍼 박테리아'로 불린다.

   
▲ 이기우 의원 ⓒ김진석

MRSA 내성율이 우리보다 낮은 영국(20% 내외)의 경우도 MRSA로 인한 병원 내 감염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연간 800명에 이른다. 내성율이 3배 이상 높은 우리의 경우 MRSA로 인한 병원 내 감염이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나 발생 현황 등의 집계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항생제에 대한 MRSA 내성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0년도에 MRSA 내성율이 43%이었던 것에 비해 98년 이후에는 매년 7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968년 이전에는 국내 병원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MRSA가 2000년에는 70% 정도 나타나고 있어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율 증가로 병원내 감염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국 종합병원 250여 곳 가운데 감염관리실을 운영하는 곳은 전체 40%에 불과해 환자들 대다수가 병원 내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올해 8월에는 캐나다의 한 종합병원에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시'라는 박테리아로 인해 100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특히 올 1월에는 국내 한 종합병원에서도 병원에서 장염에 집단 감염되는 일이 발생한 바 있어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기우 의원은 이날 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에서 병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병원내 감염 사례를 밝히길 꺼리고 있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공공의료기관부터 병원 감염을 낮출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후에 민간병원의 병원 감염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