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시작된 국정감사가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여야는 모두 약속이나 한듯이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모토를 '정책국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결국 그 약속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고 말았다. '신행정수도 이전' 논란, '국가기밀 폭로' 논란 등 국감 첫날부터 여야는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고, '색깔논쟁'이 재연되는 등 구태도 여전했다.
물론 전반적으로는 많은 변화와 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감 첫날부터 시작된 여야간 정쟁으로 과거와 완전히 다른 질 높은 국감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7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도 이번 국감을 C학점 정도로 평가했다.
비록 정쟁으로 물든 국감이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차분한 정책질의로 일관한 의원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선 의원이 3명이나 되는 우리 지역 의원들도 이번 국감을 맞는 자세는 남달랐다. 17대 국회 첫 국감, 우리 지역 의원들의 중점 질의 내용과 활약상을 정리해본다.
심재덕·남경필, 우수 국감 의원 선정되기도
◇심재덕 의원(행정자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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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덕 의원 ⓒ김진석 | ||
특히 지난 6일 있었던 서울시 국감에서는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여야 의원들간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여당 의원들은 서울시의 수도이전 반대 관제데모 의혹을 집중 추궁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 시장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나마 7일 경기도를 시작으로, 인천, 충남, 전북,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 국감에서는 지방 현안과 관련된 문제들이 집중 논의됐다. 심재덕 의원은 '지자체 단체장의 중앙당 공천배제' '정지선 지키기' 등을 주요 아젠다로 설정했다.
서울시 국감에서는 정조대왕의 사례를 예로 들어가며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했으며, 경기도 국감에서는 인구 100만 이상 도시의 행정특례제도 도입 등 행정구조 개편 등의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여야간 정쟁 속에서도 차분한 질의를 이어가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발표한 중간평가에서 '우수 국감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화장실 문제' '정지선 지키기' 등 다소 지엽적 현안에 집중했다는 아쉬움도 있다.
◇김진표 의원(재정경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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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표 의원 ⓒ김진석 | ||
김 의원은 현 정부 경제 현안의 로드맵 작성에 깊이 관여했던 전력 때문인지 야당이 집중 추궁했던 '참여정부 경제실정' 논란에서는 다소 비켜난 채 원론적인 정책대안 제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세청 인사적체 해소' '수원세무소 분서 필요성' '경제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방안' 등을 제시한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김 의원은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현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각종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이 집중 추궁한 '카드대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야당 의원으로부터 '책임론'을 추궁받는 등 곤혹스런 상황을 겪기도 했다. 특히 같은 지역구인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산업은행의 LG카드 인수과정에서 김진표 의원이 장관 시절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을 공개함으로써 뒤늦게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 의원은 매번 질의 때마다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등 전문가적인 면모를 보이며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국감 질의를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진표 정책대안· 이기우 소신질문 돋보여
◇남경필 의원(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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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경필 의원 ⓒ김진석 | ||
남 의원은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감에서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야당의 적극적 공세를 주도하면서 경제정책의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금감위 국감에서는 LG카드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혹 등을 터뜨렸다.
국방위에서 제기된 박진 의원의 정부 비밀문건 공개 논란 등 여야간 치열한 정쟁이 지속될 때마다 남 의원은 여당의 대응을 '국감 정쟁화 전략'이라며 맹공격하는 등 여당 공격에 앞장서기도 했다.
남 의원은 국감 2주차인 지난 11일부터는 정부의 경제실정을 집중 추궁하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특히 NGO 모니터단이 선정한 국감 우수 의원에 선정됨으로써 3선 의원의 관록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감에서는 '좌파 독립운동가'에 대해서도 서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야당의 '색깔론' 공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기우 의원(보건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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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우 의원 ⓒ김진석 | ||
대한적십사자의 부실한 혈액관리,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 방안, 의료기관 평가 등 의료계 쟁점 분야에 대해서도 소신있는 질의를 이어나가 다른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의원은 매번 각 기관의 단기적 과제와 중장기적 과제 등 대안을 제시해 '정책국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여당 간사로서 예민한 정치적 쟁점을 순리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적십자사, 건강보험관리공단, 심사평가원 등 복지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감에서는 여당 국감전략을 사전조율해 중복질의를 줄이는 등 효율적 국감운영을 이끌어냈다.
'수퍼 박테리아의 위험성' '노후 CT 장비 보유 현황' 등 병의원 운영의 문제점을 집중 거론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야당 의원 못지 않은 날카로운 질의가 돋보였다는 평이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