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권력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봅니다.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경찰공권력이 무기력하고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법과 정당한 절차보다는 자기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이기심이 팽배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국가공권력 수호의 첨병인 경찰은 최선을 다해 직무에 임해야 합니다.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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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졌다. 증인 체택문제로 국정감사가 지연되었다. 경찰청 증인으로 나온 최기문 경찰청장과 경찰청 관계 공무원들. ⓒ김진석 | ||
"어려운 때일수록 경찰의 확고한 의지가 국민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모든 것을 내걸고 법을 지켜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심 의원의 훈계성 발언은 경찰의 정지선 위반에 대한 지속적 단속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심 의원은 "정지선 하나만 지켜져도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경찰이 희망을 주는 법 집행을 할 때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법질서 수호의지 당부와 정지선 위반의 지속적 단속 질의로 심 의원은 15분의 시간을 다 썼다. 오전 공안문제연구소장 등 증인채택 문제로 정오가 넘어 시작된 국감이 다섯 시간 가량 지난 뒤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심 의원의 질의 직전에는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의 질의가 있었다. 이 의원은 "경찰청이 민주노동당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과 관련해 280여 회에 걸쳐 공안문제연구소에 감정의뢰를 했다"면서 최기문 경찰청장에게 경찰청이 민주노동당을 불법사찰한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다음은 이영순 의원과 최기문 경찰청장의 질의-답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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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졌다. 민주노동당 이영순의원과 최기문 경찰청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진석 | ||
"경찰청 산하 공안문제연구소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공안기관이 민주노동당을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주노동당 전신인 국민승리21 때부터 현재까지 278건 감정의뢰를 했고, 공안문제연구소는 그 중에서 50%가 넘는 140건을 찬양동조와 선전선동으로 진단했습니다. 이것은 결국 민주노동당을 국가보안법으로 옭아매려고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 받은 것 있습니까?"
"없습니다."(최기문 경찰청장)
"참 답답합니다. 공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것에 대해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하면 누가 책임집니까?"(이영순 의원)
그런데 이 의원의 질의 도중 증언석에서 일부 경찰청 간부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상식 밖의 행동이었다. 이 의원이 발끈한 것은 당연해 보였다.
"지금 웃음이 납니까?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에서 이런 일 당하면 웃고 앉아 있을 수 있습니까? 이것은 특정 부서와 특정 산하부서가 명백한 의도를 갖고 수사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날 국감에서 이영순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안문제연구소에 감정의뢰한 것 중에는 민주노동당의 당헌, 당규는 물론이고 당대회 자료집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공안문제연구소 감정결과의 편향성에 대해 공청회까지 개최한 바 있는 최 의원도 이 의원을 거들고 나섰다. 최 의원은 기무사가 공안문제연구소에 대한 감정의뢰를 통해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영순 의원의 추궁이 한 동안 이어지자 최기문 경찰청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 의원의 질의시간이 끝나고 심재덕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최 경찰청장의 표정은 확 풀어졌다.
심 의원이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경찰의 단호한 대처를 당부하자 최 경찰청장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경찰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직무에 임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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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졌다. 국정감사가 열리기전 민주노동당 소속 회원들이 경찰의민주노동당 내사에 대한 피켓시위를 가졌다. ⓒ김진석 | ||
사실 한나라당은 기회만 있으면 현 정부가 야당을 사찰하거나 도청한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런데 경찰청이 공안문제연구소에 감정의뢰한 자료의 목록을 살펴보면 한나라당의 비명(?)은 '악어의 눈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언제든지 '공안의 덫'에 걸려들지 모르는 위기상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작 이럴 때는 오불관언에 묵묵부답이다. 한나라당이야 백번 양보해서 정치적 혹은 정략적 입장에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정말이지 아이러니한 것은 다수의 자당 의원도 비판하는 공안문제연구소의 '매카시즘'을 옹호하고 고무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열린우리당 의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공안기관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벌어지던 경찰청 밖 도로에서는 오전 한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의 수첩에는 그들이 목 놓아 외치던 구호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용공조작 공안문제연구소 해체하라!"
"공안당국 이적단체조작 규탄한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