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의원 '태도 돌변' 도마 위

행정수도특별법 찬성표 던지고도 헌재 위헌 결정에 박수

"이것은 '제2의 탄핵'이다."

지난 22일 새벽 국회 의원회관. 국정감사 준비로 꼬박 밤을 새웠다는 여당의 한 보좌관은 전날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으로 받은 충격을 이렇게 토로했다.

3월 12일 16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이 대통령 직에 대한 탄핵이었다면 10월 21일 헌재의 위헌 결정은 대통령 업무에 대한 탄핵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이라는 '메가톤급' 폭풍을 맞은 여당은 22일 특별법 제정 당시 찬성표를 던졌던 한나라당 의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총선을 의식, 정치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던 한나라당의 '말바꾸기'에 대한 공격이다.

여기에는 우리 지역 남경필 의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같은 처지였다.

   
▲ 21일 신행정수도이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국정감사를 받기위해 복도에서 대기하던 재경부 공무원들이 호외를 보고 있다. ⓒ김진석

 

시간은 열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장.

"재석 194인 중 찬성 167인, 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탕 탕 탕."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렸다. 167명의 찬성 의원 중 82명이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박근혜, 남경필, 맹형규, 박창달, 원희룡, 이윤성, 정형근, 최연희, 허태열 의원 등이 찬성표를 던졌다.

찬성 의원 중 현 한나라당 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포함돼 있었음은 물론이다. 현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김덕룡 의원은 기권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김방림, 박종우, 박혁규, 신현태, 심재권, 안상수, 유용태, 이희규, 장성원, 최명헌, 최선영, 최영희 의원이었다.

본회의 개의 전 홍사덕 원내총무는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의 협조를 구했다.

홍 총무는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과 관련해서는 의총에서 간곡하게 잘 통과될 수 있도록 호소할 예정이다. 특히 상임운영위원 여러분들께서 주변의 가까운 의원들에게 남아있는 시간 동안 많은 설득을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그날 회의에서 말했다. 이날 운영위원회에는 박근혜, 남경필 상임운영위원, 최병렬 대표 등이 참석했었다.

   
▲ 남경필의원 ⓒ김진석
그로부터 291일이 지난 21일 오후 2시 27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이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국회 대표의원실에서 TV 중계를 지켜보던 박근혜 대표, 김덕룡 원내대표,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박수를 치며 환호를 질렀다.

"법치주의의 승리다." "국민의 뜻이다."

이들은 악수를 나누며 "수고했다"며 서로를 격려했다. 수도이전 반대를 주장했던 당의 입장이 헌재의 위헌 결정이라는 최고의 '지원군'을 얻었다는 반응이었다.

헌재의 결정에 반색을 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충청권 민심'을 의식, 직접적인 발언을 삼가는 분위기였다. 위헌법률을 제정한 '원죄'를 의식한 반응이었다.

열린우리당은 22일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격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가장 많은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이라며 "헌재의 결정에 따르면 82명의 의원들이 법치를 위반했다는 이야기인데 자신들이 법을 위반했다는 것에 대해 환호작약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헌재의 결정대로 '위헌법률' 제정에 찬성표를 던진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결정이 번복된 데 대해 박수를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날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의 '태도 바꾸기'가 논란이 됐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본인들이 주도해 통과한 법률이 위헌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만세를 부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같은 당 김낙순 의원도 한나라당 '동반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문제가 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고 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12월 29일 찬성을 해서 통과시킨 법이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의원들 중에는 천정배, 이종걸 의원을 비롯한 6분이 찬성했다. 이렇게 다수의 찬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법을 참여정부는 집행했고 우리당은 도왔다. 본인들이 만든 법을 참여정부에 떠넘기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이에 대해 남경필 의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을) 되돌리고 싶은 여당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 자리는 한나라당을 성토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이것은 법치주의의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 것이며 정치권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지 야당을 자극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12월 29일 본회의 투표결과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투표 의원(194인)

찬성의원(167인)

강봉균 강숙자 강신성일 강운태 강재섭 강창희 고진부 구종태 권오을 권태망 김경재 김근태 김덕규 김덕배 김락기 김만제 김명섭 김무성 김병호 김부겸 김성조 김성호 김영춘 김영환 김용균 김용학 김용환 김원기 김원웅 김일윤 김정부 김종필 김종하 김종호 김찬우 김태식 김태홍 김택기 김학송 김학원 김황식 김효석 김희선 나오연 남경필 남궁석 도종이 맹형규 문석호 박관용 박근혜 박금자 박병석 박상규 박세환 박시균 박인상 박재욱 박종완 박종웅 박주선 박주천 박창달 박희태 배기선 서병수 설송웅 설훈 송광호 송병대 송석찬 송영길송영진 송훈석 신경식 신계륜 신기남 신영국 심규철 심재철 안경률 안대륜 안동선 안영근 양정규 엄호성 오경훈 오장섭 원희룡 유시민 유재건 유한열 유흥수 윤경식 윤두환 윤여준 윤철상 윤한도 이강두 이강래 이경재 이낙연 이만섭 이방호 이병석 이부영 이상득 이상수이상희 이성헌 이양희 이연숙 이완구 이원성 이원형 이윤성 이인기 이인제 이재선 이정일이종걸 이주영 이해구 이해찬 이협 이호웅 임인배 임종석 임진출 임채정 장영달 장재식 장태완 전갑길 전용학 정갑윤 정대철 정동영 정동채 정범구 정세균 정우택 정의화 정장선 정진석 정철기 정형근 조부영 조웅규 조재환 조한천 천용택 천정배 최돈웅 최병렬 최연희 최용규 최재승 추미애 하순봉 한충수 함석재 허태열 현경대 홍사덕 홍재형 황창주

반대의원(13인)
김방림 박종우 박혁규 신현태 심재권 안상수 유용태 이희규 장성원 최명헌 최병국 최선영 최영희

기권의원(14인)
강인섭 김덕룡 김충조 박병윤 배기운 안상현 양승부 오세훈 이근진 이상배 이훈평 임태희 전재희 정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