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참을 수 없는 기침

사기(邪氣)를 발산시키고 내쫓는 한방치료

가을이 깊어가면서 길가의 가로수들이 한껏 아름다운 색을 품어내고 있다. 공원 한켠에 쌓인 낙엽을 태우는 모습은 더욱 가을을 멋스럽게 만든다. 낙엽을 태우는 모습을 보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며’가 생각이 나는데, 정말로 갓 볶아낸 커피냄새가 나는 것 같고 잘 익은 개암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그렇지만 이런 낙엽 타는 냄새에도 괴로운 기침을 토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기침이 한번 터져 나오면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데, 기침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으며 말하기도 힘들다. 한번 시작하면 온몸이 뒤틀리고 얼굴도 붉어지는데 나중에는 뱃가죽에 허리까지 아프다.

일반적으로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는 것을 만성 기침이라 하는데, 이런 만성 기침 중에는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데도 마른기침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감기에 걸린 후 기관지의 점막이 손상되고 예민해지면, 이로 인해서 만성 기침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기침을 지속적으로 심하게 하면 기관지나 폐에 이상이 생기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호흡기점막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가져오게 되며 기관지 확장증이나 천식 등으로 매년 고통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데 이러한 만성 기침은 양방에서도 상당히 고전하는 질환인데, 진해거담제 같은 약을 먹어도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도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으며, 어떤 사람들은 가을만 되면 배즙을 몇 박스씩 준비해 놓고 상복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만성기침은 한방으로 치료하면 치료가 아주 잘되는데, 이는 한방적인 독특한 접근 방법에 그 해답이 있다.

한방에서는 기침을 '해수(咳嗽)'라고 하며, 치료의 방향은 일단 허실(虛實)을 판별하는 데에 있다. 대개의 경우 급성기에는 실증(實症)에 속하며 바이러스와 같이 병을 일으키는 사기(邪氣)를 발산시키고 내쫓는 치료법을 사용하면 쉽게 치료가 된다.

그러나 기침이  지속되어 만성화된 경우라면 장부가 약해지고 폐와 기관지가 약해진 결과이므로 이때는 감기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호흡기를 강화시키고 면역력을 보강해 주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이때에는 발산시키는 치료법은 오히려 폐와 기관지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치료법으로 임상에서 놀라운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체 중심의 한의학적인 접근 방식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