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만물이 안으로 수렴하고 건조한 기운(燥氣)이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대지가 마르고 나뭇잎이 말라서 단풍이 곱게 물들고 낙엽이 지면, 대자연의 일부인 사람도 자연의 기운에 영향을 받아서 건조해지기 쉽다.
이때 피부가 유난히 건조해져서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워서 온몸을 벅벅 긁어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피부 건조증'이다. 40대 중반의 주부인 김모(45)씨는 가을만 되면 불면의 밤을 지새곤 한다. 4-5년 전부터 가을만 되면 허벅지 부위부터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견딜 수 없이 가렵다. 또 밤새 긁다보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자고 일어나면 허벅지가 벌겋게 변해있다. 연고를 사다 발라봐도 잠시뿐이고 또다시 재발한다.
이처럼 가을이 되면 피부 건조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피부가 건조해져 얼굴이 심하게 당기며 팔 다리 같은 곳에 각질이 일어나는데, 여성의 경우에는 얼굴까지 각질이 일어나 화장이 잘 먹지 않고 피부에 윤기도 없어진다. 증상 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적절한 생활관리만으로도 호전되지만, 정도가 심한 경우라면 방치해서는 안 된다. 만약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주름이나 피부노화의 원인이 된다.
한방에서는 피부를 노폐물의 배출과 인체의 면역기능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피부는 폐의 기능과 연관되어, 피부가 좋지 못하고 건조한 사람은 폐 또한 건조하고 기능이 원활치 못하다고 본다.
피부가 부드럽고 촉촉하려면 기본적으로 수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모래땅에 물을 뿌린다고 해서 촉촉해지지 않듯이, 그냥 연고만 바른다고 해서 피부가 윤택해 지지는 않는다. 몸 속에 진액(津液)이 부족해지면 내부도 마르고 피부도 건조해 진다. 따라서 피부를 윤택하게 하려면 안에서부터 피부쪽으로 진액을 뿜어주어 윤기 있게 해주는 치료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생혈윤부음(生血潤膚飮)과 같은 한약을 체질과 병증에 맞게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야한다. 또한 목욕이나 샤워는 횟수를 줄이고, 심하게 때를 밀거나 과도한 비누사용은 각질층 손상과 기름층을 없애버리므로 금해야 한다. 목욕시 너무 뜨거운 물은 피부의 수분을 달아나게 하므로 피하고, 보습제는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