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올려라" vs "안된다"

이기우·남경필 의원, 여야 입장 대변 '격돌'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500원 인상하려는 정부 계획에 한나라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22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처리가 24일로 미뤄졌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기 내에 담뱃값 인상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담뱃값을 인상하는 것은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법안심사소위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 사안을 상임위원장이 직권상정 등의 방법으로 처리를 시도한다면 국회 전체를 파행으로 이끄는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보건복지위 간사인 고경화 의원도 "담뱃값을 500원 올리면 소비자 물가지수가 0.33% 포인트 오르고, 1천원 올리면 1.67%포인트 인상 요인이 된다"며 담뱃값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나라당이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물가상승 유발과 기금 운영의 적절성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여당 안에 대한 비판 논리는 주로 기금 운영의 적절성 논란에 맞춰져 있다. 담배값 인상으로 추가 조성된 국민건강증진기금(정부 예상 6천억원) 중에서 일부를 건강보험 재정에 투입하는 것은 기금 운영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열린우리당 이기우의원과 한나라당 안명옥의원이 인사를 나구고 있다. ⓒ김진석

고경화 의원이 "국민건강증진법은 김대중 정권 시절 의약분업 실패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파탄을 담뱃값 인상을 통해 편법으로 충당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판단의 연장선에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담뱃값 인상은 흡연자의 주머니를 털어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건강보험에 쏟아넣겠다는 얄팍한 술수"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담뱃값을 인상할 경우 흡연률이 떨어지고 추가 조성된 국민건강증진기금을 공공의료 서비스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건강증진기금이 결국 건강보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건강증진기금의 보험급여 사용한도를 기존 97%에서 65%로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한 재정 확보를 위해서는 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보건복지위 간사인 이기우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늘 24일에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반드시 의결되어야 한다"며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표결 대결까지 갈 수 있음을 내비쳤다.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 차이가 극명해 오는 24일 보건복지위에서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처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위 회의는 처리 안건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회된 지 7분만에 끝이 났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