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의 우수국감의원 시상식이 있던 23일 오전 국회. 시상식장인 국회의원회관은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70여명의 의원들과 보좌진, 시민단체 관계자, 축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의원들의 표정은 매우 밝아보였다. 다른 곳도 아니고, 시민단체가 국감 현장을 직접 지켜보며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뽑았던 것이기에 의원들의 자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을 것이다.
덩달아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다. 20여명이 넘는 사진기자와 카메라맨이 연신 이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여기저기서 플래시 세례가 터졌고, 그 때마다 의원들은 활짝 웃음을 지었다.
"야, 이거 내일 신문 1면이다, 1면."
한 구석에서 보좌진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렇게 우스개 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각 의원실의 보좌진들도 이날의 시상식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부산을 떨었다.
이렇게 대다수 의원들이 시상식에 참여했지만 행정자치위원회 베스트 5에 꼽힌 심재덕 의원의 모습만은 보이지 않았다. 신문 지면에 얼굴이 나올 수 있고, 나중에 좋은 홍보자료로 남을 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초선, 중진 할 것 없이 빠짐없이 참석한 자리에 심 의원이 굳이 불참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침 이날 오전 기자는 다른 문제 때문에 심재덕 의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 용건이 끝난 뒤 기자는 지나치는 말로 “시상식에 참가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심 의원이 다음과 같이 의외의 대답을 하는 게 아닌가.
"물론 상은 고맙다. 그러나 나 스스로에게 (국감에) 최선을 다했는지 되물어보니 참으로 부족한 것이 많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상을 받는 자리에 나가서 상을 받는 것도 그렇고…."
전화 통화가 끝나갈 무렵 심 의원은 다시 한번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정치판에서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부고 기사만 아니라면 비판적이든 호의적이든 가리지 않고 신문에 실리는 것을 좋아 한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도 심 의원은 다음 날 조간 신문에 얼굴을 비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한 것이다.
우수의원에 선정됐으니 상을 받아가라는 시민단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족한 것이 많다며 굳이 고사한 한 정치인의 사연이 잔잔한 파문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은 무엇일까.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